Skip to content
Published on

주니어가 특히 불안한 이유 — 진입 계단이 달라졌다는 것

공유하기
Authors

주니어의 불안은 기질이 아니라 위치입니다

이 시기의 불안을 두고 "다들 그랬다"거나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는 조언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 주니어가 서 있는 자리에는 세 가지가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자동화 논의에서 가장 자주 지목되는 층입니다. 어떤 글을 열어도 대체 가능성 얘기의 예시로 주니어의 업무가 등장합니다. 둘째, 자기 능력을 뒷받침할 증거가 가장 적은 시기입니다. 아직 완결된 프로젝트도, 장애를 넘긴 기록도, 나를 아는 사람도 적습니다. 셋째, 비교 대상이 가장 많습니다. 같은 시기에 시작한 사람이 많고, 그들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도착합니다.

세 가지가 겹치면 불안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위치의 속성입니다. 이것을 아는 것이 첫 단계인 이유는, 자책이 빠지면 판단이 정확해지기 때문입니다.

AI가 주니어 일을 한다는 말의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이 문장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도, 통째로 받아들이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나눠 봅시다.

관측에 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잘 정의된 작업의 첫 초안, 정형화된 변환, 익숙한 패턴의 반복, 문서와 예제 탐색은 실제로 훨씬 빠르게 처리됩니다. 그리고 이 목록은 전통적으로 주니어에게 배정되던 일과 상당히 겹칩니다. 겹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예측인 부분이 있습니다. 그 겹침이 채용 규모의 감소로 이어지는지, 얼마나, 언제, 어느 분야에서 그렇게 되는지. 여기에 대해 지금 나와 있는 강한 문장들은 전부 추정입니다. 1편에서 다뤘듯, 확신에 찬 어조는 근거의 강도와 무관합니다.

그리고 관측된 부분에도 단서가 붙습니다. 초안이 빨라진 것과 완성이 빨라진 것은 다릅니다. 실제 업무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대개 초안이 아니라 그 초안이 기존 시스템의 제약, 데이터의 실제 모양, 조직의 합의와 부딪히는 지점입니다. 그 지점은 여전히 사람이 처리합니다.

사라지는 것은 일이 아니라 계단이다

여기서 걱정의 정확한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니어가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은 "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작할 자리가 없어지는 것"에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엔지니어가 성장한 경로는 계단이었습니다. 쉬운 티켓을 많이 처리하면서 코드베이스의 지형을 익히고, 작은 버그를 고치면서 시스템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아 가고, 그 축적 위에서 조금씩 어려운 일을 맡았습니다. 이 계단의 아랫칸은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시니어가 하기엔 아까운 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 아랫칸이 얇아지면 문제는 위로 가는 속도가 아니라 올라설 자리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정직하게 말할 것이 있습니다. 이 계단을 어떻게 다시 만들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회사들도 모르고, 이 글도 모릅니다. 몇 년 안에 새로운 형태의 견습 과정이 나올 수도 있고, 팀 구성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확실한 것은 옛 경로가 예전만큼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뿐이고, 그래서 각자가 자기 계단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사람이 배워야 하는 순서

계단의 모양은 바뀌어도 오르는 순서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순서의 앞부분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 첫째, 읽는 능력. 남이 쓴 코드를 읽고 무엇이 틀렸는지 찾아내는 능력이 이제 1번입니다. 생성의 비용이 내려갈수록 검증의 값이 올라가고, 검증은 읽기에서 시작합니다. 하루에 한 번, 내 것이 아닌 코드를 읽고 마음에 걸리는 곳 세 군데를 적어 보는 것으로 충분히 훈련됩니다.
  • 둘째, 디버깅과 관측. 무언가 잘못됐을 때 로그, 지표, 추적을 열어 원인을 좁혀 가는 능력은 생성으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답을 확인하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 셋째, 요구를 이해하는 능력.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가 애초에 틀리면 아무리 빨리 만들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모호한 요청을 받아 성공 기준이 있는 문장으로 바꾸는 연습은 연차와 무관하게 값이 있습니다.
  • 넷째, 기반 지식. 도구가 자신 있게 틀리는 영역이 있습니다. 동시성, 시간대, 문자 인코딩, 권한, 캐시 무효화, 실패 양상. 이 영역은 겉보기에 그럴듯한 오답이 나오기 쉬워서, 아는 사람만 걸러 냅니다.

이 넷은 특정 도구나 프레임워크가 바뀌어도 값이 남는 항목입니다. 즉 예측이 틀려도 손해가 아닌 학습입니다.

편한 길이 계단을 없애는 방식

한 가지 위험을 명확히 짚고 싶습니다. 초안을 받아 그대로 통과시키는 습관입니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결과물의 품질 때문이 아닙니다. 대개 결과물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위험한 이유는 그 과정에서 배움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주니어가 배운 것은 답이 아니라 답에 이르는 과정에서 겪은 막힘이었습니다. 막힘이 사라지면 답은 남고 학습은 사라집니다. 이 구조는 마찰이 사라지면 안목을 기를 길이 사라진다는 문제와 같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도구를 쓰지 말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비현실적입니다. 대신 값을 지불하는 지점을 옮기면 됩니다. 도구가 준 결과를 쓰되, 하루에 한 번은 그것을 아무 참고 없이 말로 설명해 보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됐고, 다른 방법은 무엇이었고, 이것이 깨지면 어디부터 깨지는지. 설명이 막히는 지점이 정확히 내가 모르는 지점입니다. 이 방식의 효과는 제출물이 싸지면 평가는 어디로 옮겨가는가에서 더 다룹니다.

지금 주니어가 가진 비대칭 우위

마지막은 응원이 아니라 구조에 대한 관찰입니다. 지금 시기에 주니어가 실제로 유리한 지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버릴 습관이 적습니다. 십 년 동안 몸에 밴 작업 방식이 있는 사람은 새 워크플로로 옮기는 데 전환 비용을 지불합니다. 그 비용이 거의 없는 것은 지금 시작하는 사람뿐입니다.

학습 비용이 가장 쌉니다. 책임의 범위가 좁고, 실패의 대가가 작고, 배우는 것이 업무 기대치에 포함되어 있는 시기는 커리어에서 길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직 안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하나 생겼습니다. 새 도구를 실제로 검증해 보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팀에 보고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연차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잘하면 주니어가 팀에 주는 가장 눈에 띄는 기여가 됩니다.

불확실한 시기에 시작한다는 것은 분명 불리합니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불리함을 인정한 다음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고, 그 목록은 예측이 어느 쪽으로 판명되든 값이 남습니다.

이어서 읽기

커리어 불안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