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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시스템"은 국적과 분리될 수 있는가 — KATSEYE라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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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 그래미 무대에 선, "우리는 K-pop이 아니다"라는 그룹

2026년 2월 1일, KATSEYE는 신인상 후보 자격으로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섰습니다. 이 6인조는 그해 두 부문 후보였습니다. 신인상, 그리고 "Gabriela"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Gabriela"와 애니메이션 그룹 Huntr/x의 "Golden"은 이 팝 퍼포먼스 부문이 2012년 신설된 이래 처음으로 오른 걸그룹 후보였습니다.

KATSEYE는 HYBE와 게펜 레코드가 만든 그룹입니다. 멤버들은 로스앤젤레스에서 1년 동안, 한국 아이돌 연습생 시스템에서 쓰이는 방식으로 훈련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멤버들은 K-pop이라는 딱지에 선을 긋습니다. 멤버 마농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K-pop 쪽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큰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글로벌 그룹"이라고요. 다른 멤버 소피아는 이를 두 세계의 장점을 취한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K-pop 회사와 미국 회사 양쪽과 함께 일한다는 뜻입니다.

이 긴장이 이 글의 전부입니다. 가십도, 사생활도 아닙니다. 하나의 구조적 질문입니다. K-pop 시스템에서 한국이라는 출신을 걷어 내면 무엇이 남는가. K-pop은 방법인가, 국적인가. KATSEYE는 이 업계가 만들어 낸 것 중 가장 깨끗한 시험 사례에 가깝습니다.

시스템을 분해하면

"K-pop 시스템"이 실제로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 이름 아래에는 최소 네 개의 조각이 묶여 있습니다.

  • 오디션 깔때기. HYBE와 게펜은 Dream Academy라는 경연을 열었고, 2022년 한국·미국·일본·영국에서 오디션을 진행했습니다. 보도 기준 지원자는 12만 명이 넘었고, 그중 여섯 명으로 좁혀졌습니다.
  • 연습생 파이프라인. 데뷔 전, 최종 합격자들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1년간 한국 아이돌 회사들이 오래 써 온 집약적이고 구조화된 육성 과정을 거쳤습니다.
  • 제작 합작. 이 그룹은 HYBE와 게펜의 협업입니다. 한국식 방법론에 서구 메이저 레이블의 A&R·유통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 서사 엔진. 선발 과정 전체가 촬영돼 넷플릭스 다큐시리즈 "Pop Star Academy: KATSEYE"로 공개됐습니다. 관객은 데뷔 전에 멤버들을 만나고, 첫 싱글이 나오기 전에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목록으로 늘어놓고 보면 인상적인 점은, 이 가운데 본질적으로 "한국적"인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디션 깔때기, 연습생 아카데미, 레이블 제휴, 데뷔 전 애착을 만들어 내는 다큐멘터리. 이것들은 절차입니다. 원리상 어느 나라에서든, 어떤 언어로든, 어떤 국적의 사람들과도 돌릴 수 있습니다.

방법인가, 출신인가

바로 이 점이 KATSEYE를 유용한 사례로 만듭니다. 그룹의 근거지는 로스앤젤레스입니다. 주로 영어로 노래합니다. 필리핀·한국·스위스·미국 출신인 여섯 멤버 가운데 한국인은 단 한 명입니다. K-pop을 한국 국적으로 정의한다면 KATSEYE는 겨우 걸칠까 말까입니다. 방법으로 정의한다면 KATSEYE는 그 한복판에 있습니다.

업계는 점점 두 번째 정의가 진짜라는 듯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HYBE에는 같은 훈련 모델을 거친 라틴아메리카 보이그룹 Santos Bravos가 있고, SM 엔터테인먼트에는 영국 그룹 DearALICE가 있습니다. KATSEYE 이후 HYBE와 게펜은 두 번째 글로벌 걸그룹 SAINT SATINE을 공개했습니다. 이 중 어느 것도 여권상 한국은 아니며, 최근 그룹일수록 K-pop이라 불리는 일도 드뭅니다. 방법은 출신 서사가 통하지 않는 시장으로, 반복 가능한 공정처럼 의도적으로 이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KATSEYE가 "K-pop이 아니라 글로벌 그룹"이라는 주장은 단순한 팬덤 용어 다툼이 아닙니다. 한 포브스 기고가 정리했듯, K-pop을 K-pop으로 만드는 것은 제작 방법론이 아니라 근거지·언어·타깃 청중일 수 있습니다. 이 독법을 따르면 KATSEYE는 K-pop의 방법 위에서 돌아가되 그 출신 바깥에 앉아 있습니다. 둘이 갈라진 것입니다.

무엇이 실제로 분리되는가

여기서는 조심스럽게 가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깔끔한 버전은 지나치게 깔끔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결과는 검증되지만 딱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두 부문 그래미 후보, 그래미 무대, 그리고 2025년 6월 빌보드 200에 4위로 데뷔한 EP "Beautiful Chaos"입니다. 이 그룹의 첫 톱10 앨범이지요. 이 모든 것을 "K-pop"으로 묶을지 "글로벌 팝"으로 묶을지는 해석이고, 그 해석은 논쟁적입니다. 이해관계도 걸려 있습니다. 같은 포브스 기고는 KATSEYE를 K-pop이라 부르는 것이, 멤버들 자신의 노력에 속한 성취를 한국 팝의 공으로 잘못 돌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둘째, 시스템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며 모든 부분이 똑같이 옮겨 가지는 않습니다. 훈련과 A&R은 분명히 이식됐습니다. 언어와 시장, 그리고 팬덤 맥락의 상당 부분은 미국에 맞춰 현지화됐습니다. 그러니 KATSEYE는 "K-pop 시스템의 이전"이라기보다 혼종에 가깝습니다. 소피아가 말한 "두 세계의 장점"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분리는 본질적으로 부분적입니다.

셋째, 옮겨 가는 부분은 화려한 것만이 아닙니다. 방법을 이식하면 노동 모델도 함께 옮겨 갑니다. 1년의 집약적 훈련, 수만 명을 여섯 명으로 줄이는 깔때기, 노래 한 곡이 나오기도 전에 선발을 서사로 바꾸는 다큐멘터리. 이것들은 기계의 하중을 떠받치는 부품이고, 기계와 함께 움직입니다.

그리고 정직한 한계. 아직 이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 그룹이고, 이제 몇 년 됐을 뿐입니다. 분리된 "시스템"이 뚜렷한 정체성을 유지할지, 아니면 그저 잘 만든 글로벌 팝으로 녹아들지는 한 번의 그래미 시즌으로 결론 날 문제가 아닙니다.

마치며 — 이름을 찾는 방법론

KATSEYE에서 제가 정말 흥미롭게 본 것은 차트 순위가 아니라 이 그룹이 만들어 내는 분류의 문제입니다. 누가 봐도 K-pop식 공정으로 제작됐고, 멤버 거의 전원이 비한국인이며, 영어로 노래하고, 그래미 무대에 서서, 스스로의 입으로 자신들은 글로벌 그룹이라고 말하는 그룹입니다.

이 문장은 시스템과 출신이 같은 것이라고 전제할 때만 역설처럼 들립니다. KATSEYE는 그 둘이 애초에 분리 가능했다는 증거입니다. 훈련, 깔때기, 제작 제휴, 데뷔 전 서사. 이것들은 방법이고, 방법은 이식됩니다. 한국은 그 방법이 다듬어진 곳이지, 방법이 늘 지니고 다니는 속성이 아닙니다.

남는 질문은 그 결과물을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입니다. "한국 없는 K-pop"은 형용모순이고, "K-pop 방법론 위에 지은 글로벌 팝"은 너무 길지요. 업계는 이미 행동으로 표를 던졌습니다. 라틴 그룹, 영국 그룹, 두 번째 글로벌 걸그룹. 재사용 가능한 자산은 바로 그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한번 분리된 그 방법이 여전히 예전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는가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