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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사고의 도구 — 멘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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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 지도를 손에 쥐는 일

우리는 매일 결정을 내립니다.

무엇을 만들지, 어디에 시간을 쓸지, 누구의 말을 믿을지 정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우리가 한눈에 담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머릿속에서 세상을 축소한 그림을 그립니다.

이 축소된 그림을 멘탈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좋은 지도는 모든 골목을 다 그리지 않습니다.

대신 길을 찾는 데 필요한 것만 남깁니다.

멘탈 모델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의 세부를 덜어내고, 판단에 쓸 만한 뼈대만 남긴 도구입니다.

이 글은 그 도구들을 다룹니다.

먼저 멘탈 모델이 무엇인지 정의합니다.

이어서 찰리 멍거가 말한 격자형 사고를 살펴봅니다.

제1원리 사고와 유추에 의한 추론을 비교합니다.

기회비용, 역발상, 2차·3차 효과 같은 고레버리지 모델을 하나씩 둘러봅니다.

하나의 모델만 남용하는 위험, 즉 망치를 든 사람의 편향도 짚습니다.

확증 편향과 생존 편향처럼 모델이 막아 주는 오류도 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모델의 한계와, 자신만의 격자를 만드는 방법으로 마무리합니다.

거창한 이론서가 아닙니다.

일과 삶에서 더 나은 판단을 내리기 위한, 실용적인 안내입니다.

1. 멘탈 모델이란 무엇인가

멘탈 모델은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단순화된 표상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추론할 때 머릿속에서 꺼내 쓰는 사고의 틀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오른다"는 문장은 하나의 모델입니다.

이 문장은 현실의 모든 변수를 담지 않습니다.

세금도, 심리도, 정부 규제도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단순한 틀은 시장을 읽는 데 자주 도움이 됩니다.

멘탈 모델의 핵심은 바로 이 단순함에 있습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우리의 주의력은 유한합니다.

모든 것을 다 계산하려 들면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덜어냅니다.

중요한 관계만 남기고 나머지는 잠시 밀어 둡니다.

이렇게 남긴 뼈대가 좋은 결정을 빠르게 만들어 줍니다.

모델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모델을 쓰고 있습니다.

다만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뜨거운 물체는 만지면 데인다"도 모델입니다.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신뢰할 만하다"도 모델입니다.

문제는 이 모델들이 대개 무의식적이라는 점입니다.

무의식적인 모델은 검증되지 않은 채로 우리를 지배합니다.

멘탈 모델을 공부한다는 것은 이 틀을 밖으로 꺼내는 일입니다.

꺼내서 이름을 붙이고, 언제 맞고 언제 틀리는지 살피는 일입니다.

의식된 모델은 도구가 됩니다.

무의식된 모델은 종종 함정이 됩니다.

좋은 모델의 조건

좋은 모델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단순합니다.

너무 많은 조건이 붙으면 쓰기 어렵습니다.

둘째, 여러 상황에 두루 적용됩니다.

한 번밖에 못 쓰는 틀은 배울 가치가 적습니다.

셋째, 예측력이 있습니다.

이 모델을 쓰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조금 더 잘 보입니다.

넷째, 자신의 한계를 압니다.

좋은 모델은 언제 자신이 무너지는지도 알려 줍니다.

2. 찰리 멍거의 격자형 사고

찰리 멍거는 워런 버핏의 오랜 동업자였습니다.

그는 투자자였지만, 투자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강조한 것은 격자형 정신 모델이었습니다.

영어로는 latticework of mental models라고 부릅니다.

격자란 여러 막대가 가로세로로 엮인 구조를 말합니다.

멍거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하나의 학문에서 나온 모델 몇 개로는 세상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리학, 생물학, 경제학, 심리학, 통계학.

이 여러 분야에서 핵심 아이디어를 하나씩 가져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격자처럼 엮어야 합니다.

왜 여러 분야인가

한 분야는 세상의 한 면만 비춥니다.

경제학은 유인을 잘 설명합니다.

심리학은 사람의 비합리성을 잘 설명합니다.

생물학은 경쟁과 적응을 잘 설명합니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그림이 반쪽입니다.

여러 렌즈를 겹쳐 보면 비로소 입체가 생깁니다.

멍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의 중요한 아이디어의 대부분을 머릿속에 지니고, 습관처럼 함께 써야 한다고요.

격자가 주는 힘

격자형 사고의 힘은 교차 검증에 있습니다.

하나의 모델이 어떤 결론을 내립니다.

다른 분야의 모델도 같은 결론을 가리킨다면 신뢰가 커집니다.

반대로 모델들이 서로 어긋난다면 경고 신호입니다.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모델을 동시에 굴리면 한쪽으로 치우칠 위험이 줄어듭니다.

이것이 멍거가 평생 독서를 강조한 이유입니다.

격자는 하루아침에 짜이지 않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으며 막대를 하나씩 늘려 가는 것입니다.

3. 제1원리 사고 대 유추에 의한 추론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유추에 의한 추론입니다.

다른 하나는 제1원리 사고입니다.

유추에 의한 추론

유추는 이미 있는 것에 빗대어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경쟁사가 이렇게 하니 우리도 이렇게 하자."

"작년에 이 방법이 통했으니 올해도 그렇게 하자."

유추는 빠르고 편합니다.

대부분의 일상적 판단은 유추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유추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빗대는 대상 자체가 틀렸다면, 결론도 함께 틀립니다.

남을 따라 하면 남보다 앞서기 어렵습니다.

기존의 틀 안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제1원리 사고

제1원리 사고는 다릅니다.

문제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기본 진실까지 분해합니다.

그리고 그 기본에서부터 다시 쌓아 올립니다.

"모두가 그렇게 하니까"라는 이유를 걷어냅니다.

대신 "정말 그러한가"를 바닥부터 묻습니다.

흔히 드는 예가 배터리 비용입니다.

과거에는 배터리가 비싼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제1원리로 접근하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배터리를 이루는 원자재는 무엇이고, 그 원자재의 시장 가격은 얼마인가.

이렇게 바닥까지 내려가면, 통념보다 훨씬 낮은 한계 비용이 보이기도 합니다.

언제 무엇을 쓸 것인가

두 방식은 우열의 문제가 아닙니다.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

일상적이고 위험이 낮은 결정에는 유추가 효율적입니다.

매번 바닥부터 다시 생각하면 삶이 멈춥니다.

그러나 판을 바꾸고 싶을 때는 제1원리가 필요합니다.

통념이 의심스러울 때, 큰 결정을 앞두었을 때.

그럴 때 우리는 물려받은 가정을 걷어내고 기본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4. 고레버리지 모델 둘러보기

이제 실제로 쓸 만한 모델 몇 가지를 봅니다.

이들은 배우는 데 드는 노력에 비해 쓸모가 큰, 고레버리지 모델입니다.

기회비용

무언가를 선택하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하게 됩니다.

기회비용은 그 포기한 대안의 가치를 뜻합니다.

돈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간, 관심, 에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의에 두 시간을 쓴다면, 그 두 시간에 할 수 있던 다른 일을 포기한 것입니다.

기회비용을 의식하면 "공짜"라는 착각이 줄어듭니다.

세상에 진짜 공짜는 드뭅니다.

늘 보이지 않는 다른 선택지가 값을 치르고 있습니다.

역발상

역발상은 문제를 거꾸로 푸는 방식입니다.

"어떻게 성공할까"를 묻는 대신 이렇게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확실히 실패할까."

그리고 그 실패의 길을 하나씩 피합니다.

멍거는 이 방식을 특히 아꼈습니다.

"내가 어디서 죽을지 알고 싶다. 그러면 그곳에 가지 않겠다."

행복한 삶을 설계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비참한 삶을 부르는 행동의 목록은 비교적 또렷합니다.

그 목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나아집니다.

역발상은 정면 돌파가 막혔을 때 특히 빛납니다.

2차·3차 효과

모든 행동에는 즉각적인 결과가 있습니다.

이것이 1차 효과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또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이것이 2차, 3차 효과입니다.

얕은 사고는 1차 효과에서 멈춥니다.

깊은 사고는 그다음을 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어떤 도시가 임대료 상한을 도입합니다.

1차 효과로 세입자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2차 효과로 집주인이 공급을 줄일 수 있습니다.

3차 효과로 장기적으로는 살 집이 더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좋은 의도가 늘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습니다.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를 한 번 더 묻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지도는 영토를 표현한 것일 뿐, 영토 자체가 아닙니다.

이 말은 폴란드 출신 학자 알프레드 코집스키가 남겼습니다.

모든 모델은 현실의 축소판입니다.

축소판은 편리하지만, 원본과 다릅니다.

우리는 종종 지도를 영토로 착각합니다.

계획서를 현실로, 숫자를 진실로 여깁니다.

지표가 현실을 완벽히 담는다고 믿는 순간 위험이 시작됩니다.

좋은 사고는 늘 지도와 영토 사이의 틈을 기억합니다.

모델을 쓰되, 모델에 갇히지 않는 태도입니다.

오컴의 면도날

여러 설명이 같은 현상을 똑같이 잘 설명한다고 합시다.

그럴 때는 가정이 가장 적은 설명을 택하라.

이것이 오컴의 면도날입니다.

단순한 설명이 반드시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불필요한 가정을 덧붙이지 말라는 원칙입니다.

증거가 요구하지 않는 복잡함은 대개 군더더기입니다.

일상에서도 유용합니다.

동료가 답장을 안 할 때, 음모를 상상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봅니다.

그저 바쁜 것일 수 있습니다.

안전 마진

다리를 설계할 때, 예상 하중에 딱 맞춰 짓지 않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하중도 견디도록 여유를 둡니다.

이 여유가 안전 마진입니다.

세상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계산에는 늘 오차가 있고, 예상 밖의 충격이 옵니다.

그래서 현명한 결정에는 여백이 필요합니다.

투자에서는 가치보다 충분히 싸게 사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일정에서는 빠듯하게 잡지 않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백은 낭비처럼 보이지만, 실은 불확실성에 대한 보험입니다.

5. 망치를 든 사람의 편향

여기 유명한 경구가 있습니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하나의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생기는 함정입니다.

어떤 모델이 몇 번 잘 통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우리는 그 모델을 어디에나 들이대고 싶어집니다.

맞지 않는 상황에까지 억지로 적용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나

익숙한 것은 편안합니다.

새 모델을 배우는 데는 노력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손에 쥔 도구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전문가일수록 이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든 사람은 그 분야의 렌즈에 익숙합니다.

그 렌즈로 세상의 모든 것을 보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경제학자는 모든 것을 유인으로 설명하려 합니다.

엔지니어는 모든 것을 최적화 문제로 봅니다.

각자의 망치가 각자의 못을 만들어 냅니다.

처방은 여러 개의 도구

해법은 격자형 사고로 돌아갑니다.

도구가 하나뿐이라서 남용하는 것입니다.

도구 상자에 여러 모델이 있다면, 상황에 맞는 것을 골라 쓸 수 있습니다.

이것이 멍거가 여러 분야를 강조한 실용적 이유입니다.

내가 지금 어떤 망치를 습관적으로 쥐고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그리고 다른 도구로 같은 문제를 다시 보십시오.

6. 모델이 막아 주는 인지 편향

인간의 뇌는 지름길을 좋아합니다.

이 지름길은 대개 유용하지만, 때때로 우리를 속입니다.

좋은 멘탈 모델은 이런 편향에 맞서는 방패가 됩니다.

확증 편향

우리는 믿고 싶은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만 모으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되는 증거는 슬그머니 무시합니다.

이것이 확증 편향입니다.

이미 답을 정해 놓고 근거를 찾으러 다니는 셈입니다.

역발상은 여기에 훌륭한 해독제입니다.

"내가 틀렸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를 먼저 물으면 됩니다.

자신의 주장을 반박하는 사람을 일부러 곁에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생존 편향

우리는 살아남은 것만 보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성공한 창업자의 습관은 책으로 나옵니다.

같은 습관을 지녔지만 실패한 수많은 사람은 기록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실패자를 빼놓으면 결론이 왜곡됩니다.

이것이 생존 편향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돌아온 전투기의 총탄 자국을 보고, 그 부위를 보강하려 했습니다.

한 통계학자가 지적했습니다.

돌아오지 못한 비행기는 다른 곳을 맞았을 것이라고요.

정작 보강해야 할 곳은 총탄 자국이 없는 부위였습니다.

보이는 데이터만 보지 말고, 빠진 데이터를 물어야 합니다.

그 밖의 편향들

이 외에도 많은 편향이 있습니다.

닻 내림 효과는 처음 본 숫자에 판단이 끌려가는 것입니다.

가용성 편향은 쉽게 떠오르는 사례를 과대평가하는 것입니다.

매몰 비용 오류는 이미 쓴 비용이 아까워 잘못된 길을 계속 가는 것입니다.

이 편향들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이름이 있으면, 그것이 작동하는 순간을 알아챌 수 있기 때문입니다.

7. 모든 모델의 한계

통계학자 조지 박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모델은 틀렸다. 그러나 일부는 유용하다."

이 문장은 겸손과 실용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틀렸다는 말의 의미

모델은 정의상 단순화입니다.

단순화는 무언가를 반드시 생략합니다.

생략된 부분이 있으므로, 어떤 모델도 완전히 옳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결함이 아니라 본질입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담은 모델은 세상만큼 복잡할 것입니다.

그런 모델은 지도가 아니라 또 하나의 영토일 뿐입니다.

유용하다는 말의 의미

틀렸다고 해서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뉴턴 물리학은 엄밀히 말하면 틀렸습니다.

그러나 다리를 놓고 로켓을 쏘는 데는 여전히 충분히 유용합니다.

관건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지금 이 목적에 쓸모가 있느냐입니다.

모델을 진리로 섬기지 마십시오.

목적에 맞는 도구로 대하십시오.

도구는 상황에 따라 갈아 끼우면 됩니다.

한계를 아는 태도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기 모델의 한계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모델이 언제 무너지는지를 아는 것이 진짜 실력입니다.

이 모델은 어떤 가정 위에 서 있는가.

그 가정이 깨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이 질문을 늘 곁에 두어야 합니다.

8. 나만의 격자 만들기

멘탈 모델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습니다.

평생에 걸쳐 조금씩 엮어 가는 것입니다.

여기 몇 가지 실천법을 정리합니다.

여러 분야를 읽어라

한 분야만 깊이 파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격자를 원한다면 폭도 필요합니다.

전공과 먼 분야의 책을 일부러 골라 읽어 보십시오.

물리학자라면 심리학을, 개발자라면 역사를 권합니다.

낯선 분야의 핵심 아이디어 하나가 새로운 막대가 됩니다.

모델에 이름을 붙여라

좋은 생각을 만나면 이름을 붙여 기록하십시오.

이름이 있으면 다시 꺼내 쓰기 쉽습니다.

기회비용, 역발상, 안전 마진.

이런 이름표가 머릿속 도구 상자를 정리해 줍니다.

실패를 복기하라

잘못된 결정은 최고의 교재입니다.

무엇이 어긋났는지, 어떤 모델을 놓쳤는지 되짚어 보십시오.

다음번에는 그 모델을 먼저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복기 없는 경험은 쌓이지 않고 흘러갑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격자를 급하게 완성하려 들지 마십시오.

한 해에 몇 개의 좋은 모델만 제대로 익혀도 충분합니다.

십 년이면 상당한 격자가 만들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꾸준함입니다.

하나의 그림으로

아래는 여러 모델이 하나의 결정으로 모이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 기회비용 ]        [ 역발상 ]
             \               /
              \             /
   [ 2·3차 효과 ]---+---[ 안전 마진 ]
                    |
              ( 하나의 결정 )
                    |
   [ 오컴의 면도날 ]---+---[ 지도 != 영토 ]
              /             \
             /               \
     [ 확증 편향 점검 ]   [ 생존 편향 점검 ]

하나의 렌즈로만 보지 마십시오.

여러 렌즈를 겹쳐 볼 때, 결정은 더 단단해집니다.

마치며 — 더 선명하게 보기 위하여

멘탈 모델은 마법이 아닙니다.

세상을 대신 판단해 주는 기계도 아닙니다.

그저 세상을 조금 더 선명하게 보도록 돕는 렌즈일 뿐입니다.

렌즈는 여러 개일수록 좋습니다.

하나의 렌즈에는 반드시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회비용은 보이지 않는 대가를 일깨웁니다.

역발상은 막힌 문제에 뒷문을 냅니다.

2차·3차 효과는 성급한 결론을 붙잡아 줍니다.

안전 마진은 예측 밖의 충격에 대비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렌즈 위에, 겸손이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모든 모델은 틀렸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겸손 말입니다.

도구를 갖되, 도구를 맹신하지 마십시오.

지도를 손에 쥐되, 지도가 영토가 아님을 기억하십시오.

그렇게 조금씩, 자신만의 격자를 넓혀 가십시오.

더 나은 결정은 더 나은 사고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사고는, 결국 꾸준한 연습에서 나옵니다.

생각할 거리

  1. 당신이 최근에 내린 큰 결정을 하나 떠올려 보십시오. 그때 무의식적으로 어떤 멘탈 모델을 쓰고 있었나요? 그 모델은 적절했나요?

  2. 당신이 습관적으로 쥐고 있는 "망치"는 무엇인가요? 그 도구를 모든 문제에 들이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3. 최근 어떤 판단에서 확증 편향이나 생존 편향이 작동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증거를 무시했고, 어떤 실패 사례를 빠뜨렸나요?

  4. 앞으로 일 년 동안 격자에 새로 더하고 싶은 모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것을 어느 분야의 책에서 얻을 수 있을까요?

참고 자료

  • Peter Bevelin, "Seeking Wisdom: From Darwin to Munger" — 멍거의 사고방식과 인간 오판의 심리학을 폭넓게 정리한 책.
  • "Poor Charlie's Almanack: The Wit and Wisdom of Charles T. Munger" (Charlie Munger) — 멍거의 강연과 격자형 정신 모델 개념의 원전.
  • Daniel Kahneman, "Thinking, Fast and Slow" — 확증 편향, 닻 내림 등 인지 편향을 다룬 대표적 저작.
  • Farnam Street, "Mental Models: The Best Way to Make Intelligent Decisions" — https://fs.blog/mental-models/
  • George E. P. Box, "Science and Statistics", Journal of the American Statistical Association (1976) — "모든 모델은 틀렸다, 그러나 일부는 유용하다"의 출처.
  • Wikipedia, "Survivorship bias" — https://en.wikipedia.org/wiki/Survivorship_b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