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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다 앞서 가는 것 같을 때 — 표본과 시간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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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ju Kim
- @fjvbn20031
당신이 보는 것은 표본이 아닙니다
타임라인을 십 분만 내려 보면 이렇습니다. 누군가는 이직했고, 누군가는 승진했고, 누군가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수익을 냈고, 누군가는 콘퍼런스 무대에 섰습니다. 그 흐름을 보고 나면 자기 일이 유난히 더디게 느껴집니다.
여기서 먼저 정리할 것은 감정이 아니라 표본입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업계의 무작위 표본이 아닙니다. 공개적으로 올라오는 커리어 소식은 거의 전부 결과가 좋게 나온 뒤에 선택된 것입니다. 아무도 서류에서 열두 번 떨어졌다는 글을 올리지 않고, 이직 후 석 달째 적응을 못 하고 있다는 글도 올리지 않습니다. 게시라는 행위 자체가 결과를 조건으로 걸러 냅니다.
여기에 두 가지가 겹칩니다. 하나는 규모입니다. 예전에는 같은 층, 같은 회사, 같은 학교 사람과 비교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상위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 소식만 모아 보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시간의 압축입니다. 어떤 사람이 십 년에 걸쳐 쌓은 것이 한 주의 피드 안에 여러 사람의 조각으로 흩어져 흘러갑니다. 그것을 이어 붙이면 존재하지 않는 한 사람이 만들어지고, 우리는 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합니다.
조용한 다수는 글을 쓰지 않는다
표본의 왜곡은 성공 소식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조언에서도 똑같이 생깁니다.
"이 경로로 가면 됩니다"라는 글은 그 경로로 갔다가 잘된 사람이 씁니다. 같은 경로를 택했다가 잘 안 된 사람은 대개 그 경험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실패담은 쓰기도 어렵고, 읽히지도 않고, 커리어에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읽는 조언 대부분은 생존한 표본만 말하는 셈입니다.
이것은 조언하는 사람의 잘못이 아닙니다. 관측 가능한 것에서만 규칙을 뽑을 수 있으니, 구조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읽는 쪽에서 한 줄을 덧붙여 읽으면 됩니다. "이 사람과 같은 선택을 했지만 여기에 글을 쓰지 않은 사람은 몇 명일까." 이 질문은 조언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라, 조언을 확률이 아니라 사례로 취급하라는 뜻입니다.
커리어에 정해진 시간표가 없는 이유
"3년차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서른까지는 시니어가 돼야 한다" 같은 문장은 어디서 왔을까요.
학교에서 왔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처음 이십 년을 나이 코호트로 묶인 구조 안에서 보냅니다.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들이 같은 학년에 있고, 진급은 정확히 일 년마다 일어나며, 뒤처지는 것은 눈에 보이는 사건입니다. 이십 년 동안 그 구조 안에 있으면 시간표라는 감각이 몸에 남습니다.
직장에는 그 구조가 없습니다. 승진 주기는 회사마다 다르고, 같은 연차라도 맡은 시스템의 난이도가 다르고, 직급 인플레이션의 정도가 회사마다 달라 같은 이름이 전혀 다른 일을 가리킵니다. 어떤 사람은 3년 만에 큰 시스템을 혼자 책임지고, 어떤 사람은 8년 동안 아주 좁고 깊은 영역만 파다가 그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해집니다. 두 경로에 순위를 매길 공통 자가 없습니다.
그러니 "몇 년차면 이 정도"라는 문장을 만나면, 그것이 관측이 아니라 학교의 잔상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됩니다.
늦었다는 감각의 정체
그럼에도 늦었다는 감각은 강하게 남습니다. 그 감각을 분해하면 대개 세 가지 중 하나입니다.
- 다른 종목의 사람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프로덕트 엔지니어와 인프라 엔지니어, 스타트업과 대기업, 국내와 해외는 성장 곡선의 모양 자체가 다릅니다. 같은 트랙 위에 있다는 착각이 순위표를 만듭니다.
- 다른 출발선을 지웠습니다. 전공, 첫 회사, 언어, 가족 상황, 건강, 운. 보이는 것은 현재 위치뿐이고 출발선은 보이지 않습니다. 위치만 비교하면 이동 거리는 사라집니다.
-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결과를 확정된 것으로 봅니다. 지금 눈부셔 보이는 선택이 삼 년 뒤에 어떻게 평가될지는 그 사람도 모릅니다. 커리어의 채점은 늦게 끝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늦음은 마감이 있을 때만 성립하는 개념입니다. 마감 없이 늦을 수는 없습니다.
진짜 마감과 상상한 마감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하나 필요합니다. 커리어의 마감 대부분은 우리가 스스로 그은 선이지만, 전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진짜 마감은 존재합니다. 비자 만료일, 계약 종료일, 통장 잔고가 바닥나는 달, 돌봄이 필요한 가족의 상황, 신체적 조건. 이것들은 날짜가 있고 협상 대상이 아닙니다.
상상한 마감은 다릅니다. 서른, 마흔, 5년차, 남들이 하는 시점. 이것들은 날짜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만든 것이고, 어긴다고 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둘을 섞으면 두 배로 손해입니다. 상상한 마감을 진짜처럼 다루면 불필요한 조급함이 생기고, 진짜 마감을 상상처럼 다루면 준비해야 할 때 준비하지 않게 됩니다. 지금 나를 쫓는 것이 어느 쪽인지 한 번 적어 보십시오. 날짜를 쓸 수 있으면 진짜 마감이고, 쓸 수 없으면 시간표입니다. 진짜 마감이라면 그것은 조급함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과 준비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비교를 정보로 바꾸는 법
비교하는 기능은 꺼지지 않습니다. 방향을 바꾸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부러움을 한 줄로 번역하세요. "저 사람이 부럽다"가 아니라 "저 사람의 무엇이 부러운가"를 적습니다. 자율성인지, 인정인지, 특정 기술인지, 돈인지. 막연한 통증이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면 그다음 행동이 보입니다.
-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훔치세요. 결과는 비교 대상이지만 과정은 복제 대상입니다. 저 사람이 어떤 순서로 준비했는지, 무엇을 포기했는지가 나에게 쓸 수 있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 입력을 조정하세요. 유독 마음을 흔드는 계정은 잠시 뮤트해도 됩니다. 이것은 도피가 아니라 왜곡된 표본에 대한 합리적 대응입니다.
- 과거의 나를 참조점에 추가하세요. 반년 전에 쓴 코드나 문서를 가끔 열어 보십시오. 타인과의 비교가 주지 못하는 것, 즉 내가 실제로 움직여 왔다는 증거를 그것이 줍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남의 시간표를 내려놓는 것은 야망을 내려놓는 것과 다릅니다. 오히려 남의 눈금으로 재는 일을 그만두면, 내가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읽기
- 남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비하인드 — 비교가 아프기 시작할 때 — 비교의 심리 구조를 더 자세히
-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하여 — 통념과 데이터가 어긋나는 지점들 — 시간과 단계에 대한 감각을 다시 세우기
커리어 불안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