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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모드: 점심, 회식, 복도 대화 — 비공식 채널에 무엇이 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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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이 주제에 대한 조언은 대개 두 진영으로 갈립니다. 한쪽은 사회생활도 실력이라고 말하고, 다른 쪽은 일만 잘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두 진영 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는 비용을 감수할 수 없는 사람의 사정을 없는 것으로 만들고, 두 번째는 실제로 존재하는 비용을 없는 것으로 만듭니다.

이 글이 하려는 것은 권유가 아니라 비용을 보이게 만드는 일입니다. 비공식 채널에 무엇이 흐르는지, 참여하지 않으면 정확히 무엇을 잃는지, 그리고 그 비용을 낮게 유지하면서 채널에 남는 방법이 있는지. 그다음에 참여할지 말지는 각자가 정하면 됩니다. 감수하기로 하는 것도 완전히 정당한 선택이고, 이 글은 그 선택을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1. 조직에는 두 개의 정보망이 있다

공식 채널과 비공식 채널의 차이는 격식이 아닙니다. 정보의 성숙도입니다.

공식 채널에는 확정된 것만 올라갑니다. 회의록, 공지, 결재 문서. 확정되지 않은 것을 문서로 쓰면 나중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조직은 구조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실제로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대부분 확정 전의 것입니다. 조직 개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지, 어떤 프로젝트가 사실상 죽었는지, 누가 어디로 옮길 것 같은지, 어떤 제안이 위에서 이미 부정적으로 검토됐는지.

이런 정보는 문서에 쓸 수 없습니다. 확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로만 이동합니다. 이건 나쁜 문화의 증거가 아니라 정보의 성질에서 나오는 결과입니다. 아무리 투명한 조직이라도 확정 전 정보는 비공식 경로로 흐릅니다.

여기서 결론이 하나 나옵니다. 비공식 채널에 접근하지 않으면 항상 확정된 뒤에 알게 됩니다. 확정된 뒤에 아는 것과 확정 전에 아는 것의 차이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대응할 시간의 유무입니다.

2. 참여하지 않을 때 실제로 잃는 것

정확하게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장하면 불필요한 불안을 만들고, 축소하면 대비를 못 하게 만듭니다. 실제로 잃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결정 전 정보. 앞 절에서 본 것입니다. 이게 가장 큽니다. 그리고 이 손실은 눈에 잘 안 띕니다. 몰랐다는 사실 자체를 나중에야 알기 때문입니다.

둘째, 접근권. 사람들은 부탁할 때 아는 사람에게 먼저 갑니다. 그리고 여기서 안다는 것은 능력을 안다는 뜻이 아니라 말을 걸기 편하다는 뜻입니다. 이 목록에 없으면 협조를 구할 때마다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일이 안 되는 것은 아니고, 매번 조금씩 더 비쌉니다.

셋째, 서사. 조직 안에서 나는 남들의 한 문장 요약으로 존재합니다. 그 요약은 대체로 비공식 자리에서 만들어지고, 내가 그 자리에 없으면 요약도 내 참여 없이 만들어집니다. 대체로 틀린 요약은 아니지만, 대체로 얇은 요약입니다.

이제 잃지 않는 것도 적어야 공정합니다.

실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일에서 나옵니다. 비공식 자리에 안 나간다고 해서 결과물에 대한 평가가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을 과장하는 조언이 많은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래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은 누가 실제로 일을 해내는지 압니다.

그리고 비공식 채널의 정보 중 상당수는 값이 없습니다. 소문, 반복되는 불평,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예측. 채널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항상 더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노이즈까지 함께 받는 것뿐입니다.

3. 비용을 낮게 유지하면서 남는 법

전부 참여하거나 전부 빠지거나의 이분법이 이 주제를 어렵게 만듭니다. 실제로는 중간이 넓습니다.

핵심 원리는 하나입니다. 빈도보다 규칙성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남을 규칙으로 기억합니다. 저 사람은 점심은 같이 먹는다, 저 사람은 저녁 자리는 안 온다, 저 사람은 금요일에는 일찍 간다. 이렇게 규칙으로 기억되면 예외가 설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규칙 없이 가끔 나오면 나올 때마다 그리고 안 나올 때마다 그 자체가 사건이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효율이 좋은 방식은 이렇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형태 하나를 정하고, 그것만 꾸준히 합니다. 점심을 주에 두 번 같이 먹는다든가, 커피는 요청이 오면 간다든가. 정해 놓으면 매번 판단할 필요가 없어지고, 판단이 없어지면 소모도 없어집니다.

두 번째 원리는 접촉의 길이보다 횟수 쪽에 무게를 두는 것입니다. 근거는 앞 절의 정보 구조에 있습니다. 비공식 채널로 흐르는 것은 확정 전 정보이고, 확정 전 정보에는 유통 기한이 있습니다. 석 달에 한 번 세 시간을 같이 있으면 그 사이 열두 주 동안 흐른 것은 이미 확정되어 공식 채널로 넘어간 뒤입니다. 반대로 짧게 자주 마주치면 그 정보를 살아 있는 동안 받습니다.

접근권 쪽에서도 같은 계산이 나옵니다. 말을 걸기 편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데 필요한 것은 한 번의 긴 대화가 아니라 최근에 대화한 적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최근이라는 조건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만료됩니다.

이건 저녁 자리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잃은 것의 상당 부분을 짧고 자주 있는 접촉으로 메울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4. 대안 채널이 대체하는 것과 못 하는 것

건강, 육아, 돌봄, 종교, 체질, 통근 거리, 비용. 저녁 자리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는 많고, 전부 정당합니다. 그러니 대안이 실제로 무엇을 해 주는지를 정직하게 적는 편이 낫습니다.

점심. 가장 값이 큰 대안입니다. 시간대가 업무 중이라 추가 비용이 거의 없고, 대화의 밀도는 저녁 자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늦은 시간에만 나오는 종류의 이야기 정도입니다.

커피 십오 분. 특정한 사람과 접점을 만들 때 효율이 가장 높습니다.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있을 때 생기는 정보 교차입니다. 한 명과의 대화에서는 그 사람이 아는 것만 나옵니다.

온라인 채널에서의 존재. 팀 채널에서 짧게라도 반응하고 질문하고 공유하는 것. 원격 비중이 높은 조직에서는 이게 복도 대화의 상당 부분을 대체합니다.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기록에 남기 곤란한 이야기입니다.

업무 협업 자체. 실제로 같이 일해 본 사람과는 별도의 관계 작업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가장 확실한 경로이고, 다만 속도가 느리고 대상을 고를 수 없습니다.

1:1 요청.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냥 시간을 요청하는 방법. 놀랍게도 잘 먹힙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체하지 못하는 것 하나를 마지막에 적어야 정직합니다. 여러 사람이 술자리에서 오래 있을 때만 나오는 이야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걸 없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다만 그 이야기의 값이 감수해야 할 비용보다 큰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대부분의 경우 크지 않습니다.

5. 회식이라는 한국적 형식

여기서 서구의 조언을 그대로 옮기면 안 되는 이유를 짚어야 합니다.

영어권 직장 조언에서 퇴근 후 모임은 대체로 선택지로 다뤄집니다. 가면 좋고 안 가도 되는 것. 그 조언이 그대로 작동하는 조직이 한국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도 많습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형식입니다. 회식은 개별 초대가 아니라 팀 단위 행사로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불참이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팀 행사에 대한 불참으로 읽힙니다. 게다가 일정이 업무 시간의 연장선에 놓이고, 참석 여부를 팀 전체가 알게 됩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 개인의 선택으로 다루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말하면, 서구 조언이 부족한 만큼 한국 조언도 낡을 수 있습니다. 이 영역은 지난 몇 년 사이 조직마다 다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회식 자체를 줄인 곳, 점심으로 옮긴 곳, 술 없는 형태로 바꾼 곳이 있고, 예전 그대로인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론보다 자기 조직의 실제 규범을 읽는 것이 먼저입니다. 읽는 방법은 관찰입니다. 안 가는 사람이 있는가. 그 사람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불참이 언급되는가. 리더가 어떤 태도인가. 이 네 가지를 몇 달 보면 자기 조직의 좌표가 나옵니다.

일반론이 틀린 것이 아니라, 일반론으로는 자기 조직의 좌표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요점입니다.

6. 술 권유를 거절하는 법

먼저 원칙 하나를 분명히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설명이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절의 방법들은 강요를 잘 견디는 기술이 아니라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는 기술입니다. 강요 자체가 없어져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아래의 어떤 방법도 강요를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그 전제 위에서, 실제로 효과가 있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이유를 협상 대상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유를 길게 설명할수록 반박할 지점이 늘어납니다. 약을 먹고 있다고 하면 무슨 약인지 묻고, 내일 일정이 있다고 하면 한 잔은 괜찮다고 합니다. 이유는 상대에게 판정을 요청하는 형태이고, 판정을 요청하면 판정을 당합니다.

짧고 반복 가능한 한 문장을 준비합니다. 저는 안 마십니다. 오늘은 안 마시겠습니다. 그리고 같은 문장을 그대로 반복합니다. 새 문장을 만들면 새 반박이 나옵니다. 같은 문장을 세 번 반복하면 대체로 끝납니다. 무례해 보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매번 다른 변명을 대는 쪽이 더 어색합니다.

대체물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빈손이면 채워집니다. 물이든 음료든 잔이 차 있으면 권유의 물리적 계기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채워진 잔을 비우지 않은 채로 들고 있는 것도 방법입니다.

흐름을 바꾸는 문장을 하나 준비합니다. 거절 다음에 침묵이 오면 그 침묵이 다시 권유가 됩니다. 거절하고 바로 다른 주제를 꺼내면 그 자리에서 끝납니다.

자리를 뜨는 시점을 미리 정합니다. 강요는 대체로 시간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처음부터 몇 시에 일어나겠다고 말해 두면 그 시점이 자연스러워집니다.

그리고 여기부터가 중요합니다. 이 방법들을 다 써도 강요가 계속된다면 그건 개인의 화술 문제가 아닙니다. 반복적인 음주 강요는 조직이 다뤄야 할 문제이고, 그래서 사내에 인사나 노무 담당 부서와 신고 절차가 있는 것입니다. 자기 조직에 어떤 절차가 있는지를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강요를 참는 요령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면, 문제가 개인에게 남습니다.

7. 복도 대화의 기능과 원격 근무

짧은 접촉이 왜 그렇게 효율이 높은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의는 안건이 있습니다. 안건이 있으면 안건 밖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유용한 정보의 상당수는 안건 밖에 있습니다. 지나가다 나누는 오 분짜리 대화에는 안건이 없어서 무엇이든 나올 수 있고, 그래서 밀도가 높습니다.

또 하나. 복도 대화는 비용이 낮아서 질문의 문턱도 낮습니다. 회의를 잡아야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은 대체로 안 물어보게 됩니다. 지나가다 물어볼 수 있으면 물어봅니다. 조직 안에서 오가는 작은 확인의 상당 부분이 이 경로로 처리됩니다.

원격 근무에서 이 채널이 사라지면 그 부담이 전부 공식 채널로 넘어옵니다. 그래서 회의가 늘어납니다. 대체할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짧은 통화를 부담 없이 거는 문화, 팀 채널에 진행 상황을 흘려 두는 습관, 안건 없는 짧은 정기 통화. 어느 것도 완전한 대체는 아니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원격 환경에서는 비공식 채널의 접근이 더 불평등해집니다. 사무실에서는 우연히 같은 공간에 있으면 정보가 오지만, 원격에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연락해야 오기 때문입니다. 이미 관계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흐르게 됩니다. 원격 조직에서 정보 격차가 더 커지는 이유입니다.

8.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내 일에 영향을 주는 사람 중에서, 지금 업무 얘기 말고는 접점이 없는 사람을 한 명 적습니다.

한 명이면 됩니다. 그리고 이번 달에 십오 분짜리 접촉 한 번을 만듭니다. 점심이든 커피든 짧은 통화든 상관없습니다. 안건은 없어도 됩니다.

이 작업의 효과는 그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부탁해야 할 때, 그 대화가 처음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이 조언이 안 맞는 경우

이 채널이 배제의 도구로 쓰이는 조직이 있습니다. 특정 성별, 나이, 출신 학교, 흡연 여부로만 열리는 자리라면 참여 노력의 회수가 없습니다. 들어갈 수 없는 문 앞에서 계속 노력하는 것은 시간과 자존감을 함께 소모합니다. 그런 구조가 보이면 이 글의 방법 대신 다른 계산이 필요합니다. 조직 안의 다른 경로를 찾거나, 조직 밖의 경로를 만들거나, 조직 자체를 다시 보거나. 떠날지 남을지의 기준에서 그 계산을 다뤘습니다.

회복이 우선인 시기에는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건강 문제, 돌봄 부담, 소진 상태에 있다면 비공식 채널은 나중에 다시 만들 수 있지만 건강은 그렇지 않습니다. 순서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지나고 나서 관계를 다시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원격이나 분산 조직에서는 이 글의 상당 부분이 다르게 작동합니다. 7절에서 일부 다뤘지만, 팀원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조직에서는 비공식 채널의 형태 자체가 다릅니다. 이 글은 같은 사무실을 쓰는 조직을 기본으로 놓고 썼습니다.

그리고 이 채널을 잘 다루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이 글을 읽고 관계 관리에 시간을 크게 늘리면, 정작 평가의 근거가 되는 일에 쓸 시간이 줄어듭니다. 비공식 채널은 좋은 결과물을 전달하는 경로이지 결과물의 대체물이 아닙니다. 경로만 관리하면 전달할 것이 없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음주에 대해 한 번 더 분명히 적습니다. 이 글의 어떤 부분도 술을 권하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는 것이 관계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하지 않습니다. 6절의 방법들은 마시지 않기로 한 사람이 그 결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그 결정을 유지하는 데 기술이 필요한 상황 자체가 조직의 문제라는 것이 이 글의 입장입니다.

마치며

비공식 채널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확정되지 않은 정보가 어딘가로 흘러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판단해야 할 것은 참여할지 말지가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얻고 무엇을 지불하고 있는지입니다. 지불하지 않기로 정했다면 무엇을 못 받는지 알고 있으면 되고, 지불하기로 정했다면 가장 싼 형태를 고르면 됩니다.

그리고 가장 싼 형태는 대체로 저녁이 아니라 점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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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에 대한 조언은 대개 두 진영으로 갈립니다. 한쪽은 사회생활도 실력이라고 말하고, 다른 쪽은 일만 잘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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