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계획이 틀리는 것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 목표 대신 방향
- 되돌릴 수 있는 선택과 없는 선택
- 분기마다 묻는 질문
- 계획이 실제로 실패하는 방식
-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 이 조언이 안 맞는 경우
- 이어서 읽기
5년 계획이 틀리는 것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5년 계획이 틀리는 이유는 계획을 대충 세웠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측해야 할 대상이 둘인데 둘 다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시장과 기술이 바뀌고, 그 안에서 나 자신도 바뀝니다. 5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내가 무엇을 재미있어할지 정확히 알았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래서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대체로 헛돕니다. 더 조사하고 더 잘게 쪼개도, 대상이 움직인다는 문제 자체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계획의 값어치는 예측이 맞는 데 있지 않고, 선택이 왔을 때 미리 정해 둔 기준으로 빨리 고르는 데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판단들이 여기서 만납니다. 무엇으로 알려질 것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 언제 떠날 것인가,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이 결정들은 각각 따로 오지 않고 계획이라는 하나의 틀 위에서 순서를 갖습니다.
목표 대신 방향
목표는 도달점을 지정합니다. 특정 직함, 특정 회사, 특정 등급 같은 것입니다. 문제는 도달점 하나에 걸어 두면 그 경로가 막혔을 때 계획 전체가 무효가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목표는 대체로 남이 만들어 둔 사다리의 눈금을 그대로 빌려 씁니다.
방향은 다릅니다. 어떤 종류의 문제에 가까워지고 싶은지를 적는 것입니다. 방향에는 여러 경로가 유효하므로 하나가 막혀도 계획이 무너지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기회를 만났을 때 그대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이 자리가 내 방향에 가까워지는가 멀어지는가, 하나만 물으면 됩니다.
방향이 목표보다 느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자주 구속합니다. 목표는 달성 여부를 한 번 묻지만, 방향은 매번의 선택을 묻기 때문입니다.
되돌릴 수 있는 선택과 없는 선택
계획의 대부분은 이 구분 위에서 정리됩니다. 되돌릴 수 있는 것은 빨리 시험합니다. 팀 이동, 새 영역 학습, 사이드 프로젝트, 사내 역할 변경, 짧은 파견 같은 것입니다. 여기서 오래 고민하는 것은 대체로 시간 낭비이고, 정보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은 해 보는 것입니다.
되돌리기 어려운 쪽은 다르게 다뤄야 합니다. 나라를 옮기는 일, 창업, 몇 년이 걸리는 학위, 평판을 담보로 쓰는 선택 같은 것들입니다. 여기서는 느리게 결정하고, 정보를 더 모으고, 되돌리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미리 계산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되돌릴 수 있는 정도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질 사람이 생길수록, 한 분야에 깊이 들어갈수록 같은 선택의 되돌림 비용이 커집니다. 그래서 되돌리기 쉬운 시기에 되돌릴 수 있는 실험을 몰아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분기마다 묻는 질문
1년에 한 번은 너무 길고 매달은 너무 잦습니다. 분기가 대체로 맞습니다. 다음 여섯 개면 충분합니다.
- 지금 하는 일이 방향에 가까워지고 있는가, 멀어지고 있는가.
- 지난 분기에 새로 할 수 있게 된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 나를 설명하는 한 문장이 지난 분기와 달라졌는가.
- 지금 자리에서 아직 배울 것이 남아 있는가.
- 다음 분기에 해 볼 되돌릴 수 있는 실험 하나는 무엇인가.
- 미루고 있는 대화가 있는가.
마지막 질문이 대체로 가장 많은 것을 바꿉니다. 계획의 병목은 보통 정보 부족이 아니라 하지 않은 대화입니다.
계획이 실제로 실패하는 방식
가장 흔한 실패는 계획을 세우고 다시 열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경우 계획은 문서로만 남고 결정은 그때그때의 기분으로 이루어집니다. 재검토 날짜가 달력에 없으면 그 계획은 이미 실패한 상태입니다.
두 번째 실패는 계획을 정체성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몇 년 동안 남에게 같은 목표를 말하고 나면, 그것을 바꾸는 일이 자기 부정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미 틀린 것이 보이는데도 유지합니다. 예방법은 간단합니다. 이 계획이 틀릴 수 있다고 처음부터 적어 두고, 무엇을 보면 바꿀 것인지를 함께 적는 것입니다. 미리 적힌 철회 조건은 나중에 자존심을 쓰지 않게 해 줍니다.
세 번째는 남의 시간표를 자기 시간표로 쓰는 것입니다. 몇 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기준은 대개 눈에 잘 띄는 사례만 모은 관찰에서 옵니다. 남의 속도로 자기 계획을 채점하면, 잘 가고 있을 때에도 늦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한 페이지를 만드십시오. 방향 한 줄, 다음 분기에 해 볼 되돌릴 수 있는 실험 하나, 그리고 재검토 날짜 하나입니다. 세 줄이면 충분하고, 세 줄보다 길면 대체로 다시 열지 않게 됩니다. 재검토 날짜는 머릿속이 아니라 달력에 넣습니다. 이 문서의 목적은 미래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선택이 왔을 때 그날의 기분이 아니라 이 세 줄로 판단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조언이 안 맞는 경우
외부 제약이 계획을 지배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비자 조건, 가족의 사정, 건강, 부양 책임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방향보다 제약이 먼저이고, 그 제약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폭을 정확히 아는 편이 더 값진 작업입니다. 방향 문장을 억지로 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분명한 목표가 있고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특정 자격, 특정 이주, 특정 분야로의 전환처럼 도달점이 뚜렷할 때는 방향으로 바꾸면 오히려 흐려집니다. 이 글은 목표가 서지 않아 계획 자체를 못 세우는 쪽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소진되어 있다면 계획은 다음 문제입니다. 회복이 먼저입니다. 소진된 상태에서 쓴 방향 문장은 대개 그 시기의 피로를 기록한 것이어서, 회복한 뒤에 읽으면 자기 것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이어서 읽기
- 남들은 다 앞서 가는 것 같을 때 — 표본과 시간표에 대하여 — 남의 시간표로 자기를 채점하는 문제.
- 이직 타이밍을 판단하는 법 — 도망치는 이직과 올라타는 이직을 가르는 질문 — 분기 점검의 답이 이동으로 나왔을 때.
- FDE 엔지니어 키우기 RPG —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을 반복해 봅니다.
커리어를 움직이는 선택 시리즈
- 이전 글: 인맥을 급할 때 만들지 않기 — 도움이 오가는 관계는 어떻게 생기는가
-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첫 글은 무엇으로 알려질 것인가 — 포지셔닝은 실력과 다른 속도로 자란다입니다.
현재 단락 (1/30)
5년 계획이 틀리는 이유는 계획을 대충 세웠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측해야 할 대상이 둘인데 둘 다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시장과 기술이 바뀌고, 그 안에서 나 자신도 바뀝니다. 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