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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따라가기 — 변하지 않는 것을 추구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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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새 프레임워크를 다섯 번째로 갈아치우던 날

개발자로 일하면서 부끄러운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한동안 저는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거의 반사적으로 그것을 학습 목록에 올렸습니다. 새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가 화제가 되면 주말을 통째로 들여 튜토리얼을 따라 했고,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가 바뀌면 곧장 사이드 프로젝트를 갈아엎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 나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는 다섯 개의 프레임워크를 얕게 알고 있었지만, 그중 어느 것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그 프레임워크들이 공통적으로 기대고 있는 기본기 — 데이터 구조, 네트워크, 브라우저 렌더링, 비동기 처리 — 에 대해서는 정작 빈약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라인에서 함께 일하던 한 시니어 동료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트렌드는 따라가는 게 아니라, 본질을 알면 자연히 보이는 거예요." 당시에는 멋있는 말 정도로 흘려들었는데, 다섯 번째 프레임워크 앞에서 멈춰 선 그날에야 그 말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이 글은 그 깨달음에서 출발해,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에 시간을 쓰는 삶에 대해 제가 정리한 기록입니다.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관한 아주 실용적인 이야기입니다.


핵심 통찰: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자주 받았다는 질문이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바뀔까요?" 그는 이 질문보다 훨씬 중요한 질문은 그 반대라고 답했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바뀌지 않을까요?" 고객은 10년 뒤에도 더 싼 가격, 더 빠른 배송, 더 많은 선택지를 원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변하지 않을 그 세 가지에 투자를 집중했습니다.

이 사고방식은 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는 늘 "다음에 뜰 것"을 쫓느라 에너지를 소진하지만, 정작 10년 뒤에도 유효할 것에는 시간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변하는 것을 쫓는 것은 끝없는 추격전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에 투자하는 것은 복리로 쌓이는 자산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을까요? 제 나름의 구분을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영역변하는 것 (표면)변하지 않는 것 (본질)
개발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 버전자료구조, 알고리즘, 시스템 설계 원리
글쓰기유행하는 플랫폼, 포맷명료한 사고, 구조화, 독자 배려
언어 학습신조어, 학습 앱꾸준한 노출, 능동적 인출, 발화 연습
건강유행하는 다이어트충분한 수면, 규칙적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인간관계소통 수단, 유행어신뢰, 정직,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이 표의 오른쪽 열은 10년 전에도, 그리고 10년 뒤에도 거의 그대로일 것입니다.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어디에 더 많이 두어야 하는지는 분명해집니다.


제1원리로 생각하기

본질을 따라가는 사고의 핵심 도구는 제1원리 사고(first-principles thinking)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떤 것에 대한 최초의 근거"라고 정의한 이 개념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기본 진실까지 내려간 다음 거기서부터 다시 쌓아 올리는 추론 방식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유추(analogy)로 사고합니다. "남들이 이렇게 하니까 나도 이렇게 한다." 빠르고 편하지만, 남들의 가정을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제1원리 사고는 묻습니다. "이것이 정말 사실인가? 왜 그래야만 하는가?"

일상에서 제1원리 적용하기

추상적으로 들리니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영어 학습을 다시 설계할 때 썼던 방식입니다.

  • 유추적 사고: "다들 토익 학원에 다니니까 나도 등록해야지."
  • 제1원리 사고: "내가 영어로 이루려는 것은 무엇인가? → 기술 문서를 읽고, 동료와 회의하고, 글을 쓰는 것이다. → 그렇다면 점수용 문제 풀이보다 실제 읽기·듣기·말하기 노출이 본질에 가깝다."

결론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학원 대신 매일 영어 기술 문서를 읽고, 회의를 영어로 요약하고, 짧은 글을 영어로 쓰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목표라는 본질에서 거꾸로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제1원리로 내려가는 세 가지 질문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1. 내가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가정은 무엇인가?
  2. 그 가정이 정말 사실이라는 증거는 무엇인가?
  3. 가정을 걷어내면 남는 가장 기본적인 진실은 무엇인가?

일론 머스크가 로켓 비용을 분석할 때 "완제품 가격" 대신 "구성 원자재의 시장 가격"부터 따져 들어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완제품 로켓이 비싸다는 통념을 받아들이는 대신, 알루미늄·티타늄·구리 같은 원재료의 실제 비용을 합산해 보니 완제품 가격의 일부에 불과했고, 거기서 직접 제조라는 길이 열렸습니다.


장기전 사고: 3년 후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본질에 투자하는 삶은 본질적으로 장기전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뇌는 장기전에 약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의 나를 마치 타인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경과학 연구에서도 사람들이 "미래의 자신"을 떠올릴 때 뇌의 반응이 "타인"을 떠올릴 때와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나를 위해 오늘 희생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습니다.

심리학자 벤저민 하디(Benjamin Hardy)는 저서 'Be Your Future Self Now'에서 이 간극을 좁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핵심은 미래의 나를 구체적이고 생생한 인물로 상상하고, 그 사람의 관점에서 현재의 선택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선택을 3년 후의 내가 본다면 고마워할까, 후회할까?"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베이조스 역시 비슷한 도구를 썼습니다. 그가 안정된 직장을 떠나 창업을 결심할 때 사용한 것이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regret minimization framework)입니다. "80세의 내가 돌아봤을 때, 이 선택을 했다면 후회할까, 하지 않았다면 후회할까?" 그는 시도하지 않은 것을 더 후회하리라 판단했고, 그것이 결정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더 짧은 단위로 가져와 씁니다. 중요한 갈림길에서 멈춰 서서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 이 선택은 표면(트렌드)을 향하는가, 본질을 향하는가?
  • 3년 후의 내가 이 시간 사용을 보면 어떤 평가를 내릴까?
  • 단기적으로는 손해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복리가 쌓이는 쪽인가?

이 세 질문을 통과한 선택은 대체로 후회가 적었습니다.


본질에 시간을 쓰는 법

원리를 이해했다면, 다음은 실행입니다. 본질에 시간을 쓰는 일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입니다.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가 'Atomic Habits'에서 강조하듯, 결과가 아니라 시스템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음은 제가 실제로 쓰는 단계별 방법입니다.

단계별 실천 가이드

  1. 본질 목록 만들기: 자신의 분야에서 10년 뒤에도 유효할 핵심 역량 3~5개를 적습니다. 개발자라면 자료구조, 시스템 설계, 글쓰기, 커뮤니케이션 같은 것들입니다.
  2. 시간 가계부 쓰기: 일주일 동안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기록합니다. 본질에 쓴 시간과 표면에 쓴 시간의 비율을 확인하면 대부분 충격을 받습니다.
  3. 본질 블록 확보하기: 캘린더에 매주 고정된 "본질 시간"을 먼저 잡습니다. 다른 일정은 그 주변에 배치합니다. 남는 시간에 기본기를 다지겠다는 계획은 거의 실패합니다.
  4. 70-20-10으로 배분하기: 학습 연구에서 자주 인용되는 70-20-10 모델을 응용합니다. 70%는 실제 적용과 경험, 20%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과 피드백, 10%는 정형화된 학습에 배분합니다.
  5. 분기마다 점검하기: 3개월에 한 번, 본질 목록을 다시 보고 진척을 평가합니다. 트렌드에 휩쓸려 본질 시간이 침식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본질에 시간을 쓰는 사람들의 사례

본질에 집중해 성과를 낸 사람들의 공통점은 화려함이 아니라 우직함입니다. 워런 버핏은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읽고 생각하는 데 씁니다. 그는 "내가 하는 일은 그냥 사무실에 앉아 하루 종일 읽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화제의 종목을 쫓는 대신,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쏟은 것입니다.

수학자 안드루 와일스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7년간 거의 외부와 단절한 채 한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빠른 성과나 인정과는 거리가 먼 선택이었지만, 그 깊이가 결국 350년 묵은 난제를 풀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기적 가시성을 포기하고 본질의 깊이에 베팅했다는 것입니다.


단기 유혹의 함정과 균형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트렌드는 무조건 나쁘다"로 들렸다면 오해입니다. 본질만 강조하는 것도 또 다른 함정이기 때문입니다.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 반대편도 살펴보겠습니다.

함정 1: 본질 추구를 핑계로 한 정체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는 변명으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로 본질만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질 수 있습니다. 본질은 변화를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라, 변화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갖추라는 뜻입니다. 자료구조를 깊이 이해한 사람은 새 프레임워크도 며칠이면 익힙니다.

함정 2: 모든 트렌드를 무시하는 오만

어떤 트렌드는 표면적 유행이지만, 어떤 트렌드는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둘을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새로운 것을 무시하면, 정말 중요한 변화의 물결을 놓칩니다. 인터넷, 모바일, 그리고 최근의 AI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이 트렌드가 본질을 바꾸는가, 아니면 본질의 새로운 표현일 뿐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함정 3: 단기 보상의 도파민 함정

단기 유혹이 강력한 이유는 즉각적인 보상 때문입니다. 새 도구를 익히면 곧장 뭔가 해낸 느낌이 들지만, 기본기를 다지는 일은 한참 동안 아무 변화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비대칭이 우리를 자꾸 표면으로 끌어당깁니다. 그래서 본질에 투자할 때는 의도적으로 작은 이정표를 만들어 진척을 눈에 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분단기 유혹본질 투자
보상 시점즉각적지연됨
초기 체감빠른 성취감더딘 진척
장기 결과쉽게 휘발복리로 축적
위험끝없는 추격변화 적응 지연

건강한 태도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비율의 문제입니다. 시간의 대부분을 본질에 두되, 일부는 새로운 흐름을 탐색하는 데 할애하는 것. 본질이라는 닻이 있어야 트렌드의 파도를 타고도 휩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질을 가리는 세 가지 소음

본질에 시간을 쓰겠다고 마음먹어도, 현실에는 그 결심을 흔드는 소음이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제가 가장 자주 흔들렸던 세 가지 소음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것을 미리 알아두면, 흔들리는 순간 "아, 지금 그 소음이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소음 1: 또래 압력(peer pressure)

가장 강력한 소음은 주변 사람들입니다. 동료가 새 기술을 자랑하면, 내가 본질에 쏟는 시간이 갑자기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컨퍼런스 발표, 트위터 타임라인, 단톡방의 화제 — 이 모든 것이 "지금 이걸 모르면 도태된다"는 불안을 만듭니다. 그러나 잠시 멈춰 생각해 보면, 그들이 자랑하는 대부분의 것은 6개월 뒤에 사라집니다. 또래 압력은 본질이 아니라 가시성을 좇게 만드는 가장 큰 함정입니다.

소음 2: 가짜 긴급성(false urgency)

"지금 당장 해야 한다"는 느낌은 종종 진짜가 아닙니다. 새로운 도구를 오늘 배우지 않아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질에 투자하는 일 — 매일 알고리즘 문제 하나 풀기, 한 챕터씩 깊이 읽기 — 은 긴급해 보이지 않아서 늘 뒤로 밀립니다. 스티븐 코비의 시간 관리 사분면에서 본질은 대부분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2사분면에 속합니다. 가짜 긴급성에 휘둘리면, 우리는 평생 2사분면을 방문하지 못합니다.

소음 3: 측정의 착각

표면적 활동은 측정하기 쉽습니다. "이번 달에 새 프레임워크 3개를 배웠다"는 깔끔한 숫자가 나옵니다. 반면 본질의 성장 — 사고의 깊이, 설계 감각, 문제를 보는 안목 — 은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측정하기 쉬운 것에 끌리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우리는 자꾸 숫자가 나오는 표면 활동으로 도망칩니다. 측정의 착각을 이기려면, 측정하기 어렵지만 진짜 중요한 것에 의도적으로 시간을 배정해야 합니다.


본질을 찾는 사고 훈련: 다섯 번 "왜"

본질에 접근하는 구체적 도구로, 도요타에서 시작된 "다섯 번 왜(5 Whys)" 기법을 응용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도구이지만, 본질을 찾는 데도 똑같이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왜 새 프레임워크를 배우려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봅니다.

  1. 왜 배우려 하는가? → 남들이 다 쓰니까.
  2. 왜 남들이 다 쓰면 배워야 하는가? → 뒤처질까 봐 불안해서.
  3. 왜 뒤처질까 봐 불안한가? → 내 가치가 도구를 아는 것에 달려 있다고 믿어서.
  4. 왜 가치가 도구에 달려 있다고 믿는가? →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치는 문제 해결 능력에 있다.
  5. 그렇다면 진짜 투자할 곳은? → 도구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기본기.

다섯 번 왜를 내려가 보면, 표면적 욕구 아래에 깔린 진짜 동기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진짜 동기에 답하는 것이 대개 본질입니다. 이 훈련을 습관으로 만들면, 무언가에 시간을 쓰기 전에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본질인가"를 자동으로 점검하게 됩니다.


본질의 복리: 시간이 만드는 격차

본질에 투자한 사람과 표면을 쫓은 사람의 격차는 처음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1년차에는 표면을 쫓은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아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5년, 10년이 지나면 격차는 극적으로 벌어집니다.

이것은 복리의 수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매일 1퍼센트씩 나아지면 1년 뒤에는 약 37배가 되고, 매일 1퍼센트씩 나빠지면 거의 0에 수렴합니다. 제임스 클리어가 'Atomic Habits'에서 강조한 이 계산은, 본질에 쌓는 작은 노력이 시간이라는 지수의 힘을 만나면 얼마나 커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시점표면을 쫓은 사람본질에 투자한 사람
1년차더 많이 아는 듯 보임더디고 답답함
3년차비슷해 보임기반이 단단해짐
5년차같은 자리 반복새 영역으로 확장
10년차또 새 트렌드 추격분야를 이끄는 깊이

중요한 것은, 이 격차가 1년차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1년차에 포기한다는 사실입니다. 본질의 복리는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 인내를 통과한 사람만이 시간이 만드는 격차의 수혜자가 됩니다.


깊이 들여다본 사례: 탁구대 앞에서 배운 본질

제가 본질의 힘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이해한 곳은 의외로 탁구대 앞이었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탁구를 치고 있는데, 이 작은 운동이 본질에 대한 가장 좋은 교사가 되어 주었습니다.

처음 탁구를 배울 때, 저는 화려한 기술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유튜브에서 프로 선수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현란한 서브를 보고, 곧장 그것을 따라 하려고 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멋있어 보이는 동작을 흉내 냈지만 공은 자꾸 네트에 걸리거나 테이블 밖으로 날아갔습니다. 몇 달이 지나도 실력은 제자리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한 동호회 고수가 제게 충고했습니다. "화려한 기술은 다 잊으세요. 한 달 동안 그립과 스탠스, 그리고 기본 포핸드 자세만 반복하세요." 솔직히 지루했습니다. 같은 동작을 수백 번, 수천 번 반복하는 일은 새 기술을 배우는 것 같은 짜릿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한 달이 지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토록 안 되던 드라이브가, 기본 자세가 잡히고 나니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기본기가 응용을 가능하게 한다

탁구에서 깨달은 본질은 단순합니다. 응용 기술은 기본기 위에서만 작동한다. 그립이 흔들리면 어떤 화려한 기술도 일관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반대로 기본기가 탄탄하면, 새로운 기술은 며칠이면 흡수됩니다. 이것은 제가 다섯 개의 프레임워크를 얕게 알았던 개발 경험과 정확히 같은 구조였습니다.

탁구대 앞에서의 교훈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표면적 화려함은 빠르게 흉내 낼 수 있지만, 빠르게 무너집니다.
  • 기본기는 지루하고 더디지만, 모든 응용의 토대가 됩니다.
  • 고수일수록 기본 동작에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초보일수록 화려한 기술에 끌립니다.
  • 실력이 정체될 때, 답은 거의 항상 더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더 깊은 기본기에 있습니다.

이 마지막 항목은 제 삶의 다른 모든 영역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영어가 늘지 않을 때, 답은 새 학습 앱이 아니라 매일의 꾸준한 노출이었습니다. 글쓰기가 막힐 때, 답은 새 도구가 아니라 명료한 사고였습니다. 정체의 해답은 거의 언제나 더 깊은 본질에 있었습니다.


10년 후 두 개발자: 갈림길의 이야기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 보겠습니다. 같은 해에 입사한 두 신입 개발자, A와 B를 상상해 봅시다. 둘은 비슷한 실력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을 쓰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A는 늘 새로운 것을 좇았습니다. 새 프레임워크가 나오면 가장 먼저 익혔고, 화제의 라이브러리는 빠짐없이 사이드 프로젝트에 적용했습니다. 그는 항상 "최신"이었고, 동료들 사이에서 트렌드에 밝은 사람으로 통했습니다.

B는 달랐습니다. 그는 새 프레임워크가 나와도 곧장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프레임워크가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내부적으로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먼저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는 자료구조, 운영체제, 네트워크 같은 기초에 꾸준히 시간을 썼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느렸습니다.

3년 차의 풍경

3년이 지났을 때, 표면적으로는 A가 더 앞서 보였습니다. 그는 더 많은 도구를 다룰 줄 알았고, 이력서는 화려했습니다. B는 여전히 묵묵히 기초를 다지고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많은 사람이 A의 길을 부러워합니다.

7년 차의 반전

그런데 7년 차쯤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A가 익힌 프레임워크 중 절반은 이미 한물갔고, 그는 또다시 새 트렌드를 따라잡느라 바빴습니다. 그의 지식은 넓었지만 얕았고, 매번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B는 어떤 새 기술이 나와도 "아, 이건 결국 그 원리의 변형이구나" 하고 빠르게 본질을 파악했습니다. 새 프레임워크를 익히는 데 B는 며칠이면 충분했습니다. 기초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 차의 격차

10년 차에 둘의 위치는 극적으로 달라졌습니다. A는 여전히 트렌드를 쫓는 실무자였지만, B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B는 도구가 아니라 문제를 봤고, 유행이 아니라 원리를 봤기 때문입니다.

시점개발자 A (표면 추구)개발자 B (본질 추구)
입사비슷한 출발비슷한 출발
3년 차더 앞서 보임더디고 답답해 보임
7년 차다시 새 트렌드 추격새 기술을 며칠 만에 흡수
10년 차여전히 실무 추격자방향을 정하는 설계자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A가 게으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A는 끊임없이 바빴습니다. 문제는 노력의 양이 아니라 방향이었습니다. 같은 에너지를 표면에 쓰느냐 본질에 쓰느냐가, 10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일주일을 감사하기: 본질 대 표면 시간 점검법

추상적인 다짐은 행동을 바꾸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분기마다 제 일주일을 회계 감사하듯 점검합니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효과는 강력합니다.

1단계: 모든 시간을 기록한다

일주일 동안 30분 단위로 자신의 시간을 기록합니다. 거창한 도구는 필요 없습니다. 메모장이나 간단한 표 하나면 충분합니다. 핵심은 정직하게 적는 것입니다. SNS를 들여다본 30분도, 회의도, 산책도 모두 적습니다.

2단계: 각 활동에 본질 또는 표면 라벨을 붙인다

기록한 활동마다 본질(B) 또는 표면(S) 라벨을 붙입니다. 판단 기준은 앞서 말한 시험입니다. "이것이 10년 뒤에도 가치가 있을까?" 애매한 것은 솔직하게 표면으로 분류하는 편이 낫습니다.

3단계: 비율을 계산하고 직면한다

본질에 쓴 시간과 표면에 쓴 시간의 비율을 계산합니다. 처음 이 작업을 했을 때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본질에 썼다고 믿었던 시간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표면 활동이었습니다. "새 기술을 공부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튜토리얼 영상을 수동적으로 보고만 있었던 것입니다.

활동 유형예시분류
알고리즘 문제 풀이매일 한 문제 깊이 풀기본질
튜토리얼 수동 시청영상을 틀어놓고 보기만 함표면
회의 영어로 요약능동적 인출과 발화본질
SNS 기술 타임라인새 소식 훑어보기표면
코드 리뷰에 깊이 참여설계 의도를 토론본질

4단계: 다음 분기의 목표를 한 가지만 정한다

점검의 목적은 죄책감이 아니라 조정입니다. 다음 분기에 바꿀 한 가지를 정합니다. 예를 들어 "표면 시청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그 시간에 알고리즘 문제를 푼다"처럼 구체적이고 작은 목표가 좋습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면 실패합니다.

이 감사를 반복하면, 시간이라는 가장 귀한 자산이 어디로 새어 나가는지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되지 않습니다.


흔한 반론들

본질을 따라가는 삶을 이야기하면 자주 돌아오는 반론들이 있습니다. 그 반론들도 일리가 있기에, 정직하게 마주해 보겠습니다.

"지금 시대는 너무 빨리 바뀌어서 본질 따위는 의미 없다"

빠르게 바뀌는 시대일수록 본질은 더 중요해집니다. 변화가 빠를수록 표면을 따라잡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본질은 그 모든 변화를 관통하는 공통분모입니다. 바람이 거셀수록 닻이 더 필요한 법입니다.

"본질만 파다가 기회를 놓치면 어떡하나"

타당한 걱정입니다. 그래서 앞서 비율의 문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본질에 80을 두고 새 흐름 탐색에 20을 두는 식의 배분이면, 본질을 쌓으면서도 중요한 기회의 신호를 놓치지 않습니다. 핵심은 모든 트렌드에 반응하지 않되, 본질을 바꾸는 트렌드는 놓치지 않는 안목입니다.

"내 분야에는 변하지 않는 본질 같은 건 없다"

거의 모든 분야에 본질은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이 잘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마케팅의 도구는 끊임없이 바뀌지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변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의 트렌드는 매년 바뀌지만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변하지 않습니다. 본질이 없는 것이 아니라, 표면의 소음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본질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

가장 흔한 반론이지만, 사실은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앞서 말한 시간 감사를 해보면, 표면 활동에 쓰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본질에 쓸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것입니다.

"본질에 투자해도 보상이 너무 늦게 온다"

맞습니다. 본질의 보상은 늦게 옵니다. 그러나 늦게 온다는 것과 오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표면의 보상은 즉각적이지만 휘발하고, 본질의 보상은 더디지만 복리로 쌓입니다. 늦게 오는 보상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즉각적인 보상의 쳇바퀴를 돌게 됩니다. 보상의 지연을 견디는 능력 그 자체가, 본질을 따라가는 사람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스토아 철학과 통제할 수 있는 것

본질을 따라가는 태도는 오래된 지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약 2천 년 전 스토아 철학자들, 특히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구분을 가르쳤습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나누라.

에픽테토스는 '엥케이리디온'의 첫머리에서 말합니다. 우리의 의견, 노력, 욕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지만, 외부의 평판이나 결과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고. 현명한 삶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구분은 본질과 표면의 구분과 놀랍도록 닮았습니다. 트렌드, 남들의 인정, 화제성 — 이것들은 대부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입니다. 반면 기본기를 다지는 일, 매일의 꾸준한 노력, 사고의 깊이 — 이것들은 온전히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본질로 돌아오라고 되뇝니다. 황제라는 가장 화려한 자리에 있었음에도, 그는 외부의 영광이 아니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내면의 덕에 집중했습니다. 스토아 철학이 2천 년을 살아남은 이유는, 그것이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을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본질을 따라가는 삶이란, 결국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시간을 쓰는 삶입니다. 트렌드의 파도가 어디로 칠지는 통제할 수 없지만, 어떤 닻을 내릴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입니다.


칼 뉴포트의 딥 워크와 본질의 시간

본질에 시간을 쓰는 일은 단순히 "시간을 더 내는"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시간이냐가 결정적입니다. 컴퓨터과학자 칼 뉴포트(Cal Newport)는 저서 'Deep Work'에서 이 점을 날카롭게 짚습니다.

뉴포트는 일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딥 워크(deep work)**는 방해 없는 집중 상태에서 인지적으로 까다로운 과제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가치를 창출하고, 모방하기 어려우며, 우리의 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입니다. 반대로 **셸로우 워크(shallow work)**는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단순 작업입니다. 이메일 확인, 알림 응대, 회의 참석 같은 것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통찰은, 본질에 시간을 쓰는 일은 거의 언제나 딥 워크라는 점입니다. 알고리즘을 깊이 이해하는 것,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 한 권의 책을 깊이 읽고 사고하는 것 — 이 모두는 방해받지 않는 깊은 집중을 요구합니다. 반면 표면을 좇는 일 — 새 소식 훑기, 튜토리얼 흘려보기 — 은 대부분 셸로우 워크입니다.

딥 워크를 위한 환경 설계

뉴포트의 제안 중 제가 실제로 적용한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방해 요소를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본질 시간에는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고, 알림을 모두 끕니다.
  • 집중 블록을 고정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딥 워크 블록을 둡니다.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고 습관으로 만듭니다.
  • 지루함을 견디는 훈련을 한다. 끊임없는 자극에 익숙해진 뇌는 깊은 집중을 어려워합니다. 의도적으로 자극 없이 머무는 시간을 늘립니다.
  • 얕은 일에는 한계를 정한다. 이메일과 회의 같은 셸로우 워크에 쓸 시간의 상한을 미리 정합니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알림과 자극으로 우리의 깊은 집중을 빼앗습니다. 그 흐름에 그대로 휩쓸리면, 우리는 평생 표면에서만 헤엄치게 됩니다. 본질에 닿으려면, 깊이 잠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도적으로 길러야 합니다.


장인의 마음: 한 가지를 평생 갈고닦는 태도

본질을 따라가는 삶의 가장 오래되고 순수한 형태는 장인정신입니다. 일본에는 한 가지 일을 평생에 걸쳐 묵묵히 갈고닦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문화가 있습니다. 수십 년간 같은 칼을 벼리는 대장장이, 평생 초밥 하나를 더 잘 쥐려고 애쓰는 장인. 이들에게는 트렌드라는 개념이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본질, 즉 "더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인의 태도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 반복을 지루함이 아니라 정교함의 과정으로 본다. 장인은 같은 동작을 수만 번 반복하지만, 그 반복은 매번 미세하게 다릅니다. 어제보다 0.1퍼센트 나아지려는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 속도가 아니라 깊이를 기준으로 삼는다. 장인은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얼마나 좋게"를 묻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본질에 다가가는 쪽을 택합니다.
  • 외부의 인정보다 자신의 기준을 우선한다. 진짜 장인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더 나은 것을 만들려 합니다. 기준이 내면에 있기 때문에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장인정신

장인정신이 수공예의 세계에만 속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코드를 한 줄 한 줄 정성껏 다듬는 개발자, 문장을 몇 번이고 고쳐 쓰는 작가, 같은 동작을 반복 연습하는 운동선수 — 이들 모두가 디지털 시대의 장인입니다. 본질은 직업의 종류가 아니라 태도에 있습니다.

저는 코드를 작성할 때 이 장인의 마음을 떠올리려 합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게만 만들 것인가, 아니면 6개월 뒤의 누군가가 읽었을 때도 명료한 코드를 만들 것인가." 전자는 표면이고, 후자는 본질입니다. 장인의 마음은 언제나 후자를 택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선택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실력과 평판이라는 변하지 않는 자산이 됩니다.

빠른 것이 미덕으로 칭송받는 시대에, 한 가지를 평생 갈고닦겠다는 태도는 어쩌면 가장 급진적인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우직함이 가장 멀리 갑니다.

작은 약속 하나로 시작하기

장인의 마음이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아주 작은 약속 하나로 시작하면 됩니다. 매일 한 가지 본질적인 행동을 단 10분이라도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알고리즘 한 문제, 영어 문장 다섯 개, 글 한 단락 — 무엇이든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끊기지 않는 연속성입니다.

저는 이것을 "절대 거르지 않는 줄"이라고 부릅니다. 한 번 끊기면 다시 잇기가 어렵지만, 끊기지 않으면 그 자체가 정체성이 됩니다. "나는 매일 본질에 시간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 제임스 클리어가 'Atomic Habits'에서 말했듯, 가장 강력한 동기는 결과가 아니라 정체성에서 나옵니다. 작은 약속을 매일 지키는 사람은 어느새 그 약속이 자신을 정의하게 됩니다.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이번 주의 선택을 돌아보며 다음 질문에 답해 보세요.

  • 이번 주 내 시간의 절반 이상을 본질적 역량에 썼는가?
  • 새로운 도구를 배울 때, 그것이 의지하는 기본 원리도 함께 이해했는가?
  • 중요한 결정 앞에서 "3년 후의 나"의 관점을 떠올려 보았는가?
  • 내가 쫓는 트렌드가 본질을 바꾸는 것인지, 표면적 유행인지 구분해 보았는가?
  • 단기적으로 손해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을 최소 하나는 했는가?
  • 분기 점검에서 본질 시간이 침식되지 않았는지 확인했는가?

여섯 개 중 네 개 이상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본질을 따라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본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간단한 시험이 있습니다. "이것이 10년 전에도 중요했고, 10년 뒤에도 중요할까?"라고 물어보세요. 두 질문에 모두 "그렇다"면 본질에 가깝습니다. 한쪽이라도 "아니다"라면 표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본질에 집중하면 변화에 뒤처지지 않을까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본질을 깊이 아는 사람은 새로운 변화를 더 빠르게 흡수합니다. 기반이 단단하면 위에 무엇을 올리든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Q. 트렌드를 완전히 무시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트렌드를 관찰하되, 그것이 본질을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인지 표면적 유행인지 판단하는 데 에너지를 쓰세요. 판단이 끝나면 본질을 바꾸는 것만 깊이 받아들이면 됩니다.


마치며: 닻을 내린 배는 파도에 흔들려도 떠내려가지 않는다

다섯 번째 프레임워크 앞에서 멈춰 섰던 그날 이후, 저는 시간 사용의 기준을 바꿨습니다. 새로운 것이 나올 때마다 묻습니다. "이것은 표면인가, 본질인가? 본질을 바꾸는가, 아니면 본질의 새로운 표현일 뿐인가?" 이 질문 하나가 제 학습과 삶의 방향을 크게 바꿨습니다.

본질을 따라가는 삶은 느려 보입니다. 화제의 중심에 서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본질에 쌓인 것들은 복리로 불어나고 표면에 쌓인 것들은 휘발됩니다. 닻을 내린 배는 파도에 흔들릴지언정 떠내려가지 않습니다.

변하는 것을 쫓는 데 지쳤다면, 이제 변하지 않는 것에 시간을 써볼 차례입니다. 그것이 더디지만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 사람이, 결국 변화를 가장 잘 다룬다."


참고 자료

  • Hardy, Benjamin. Be Your Future Self Now. Hay House, 2022.
  • Clear, James. Atomic Habits. Avery, 2018. jamesclear.com
  • Stone, Brad. The Everything Store: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 Little, Brown, 2013.
  • "First Principles: The Building Blocks of True Knowledge", Farnam Street. fs.blog
  • "How to Think for Yourself", Paul Graham. paulgraham.com
  • Hersfield, H. E. et al. "Increasing saving behavior through age-progressed renderings of the future self."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2011. ncbi.nlm.nih.gov
  • "The Explainer: Disruptive Innovation", Harvard Business Review. hb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