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글에서 무엇을 골랐는가
커리어 주제는 글이 가장 많고 고르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조언은 대개 맞는 말이고, 맞는 말은 대개 쓸모가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목록에서는 기준을 하나 더 세웠습니다. 자기가 실제로 한 선택과 그 결과가 적혀 있는 글을 우선했습니다. 이력서를 공개한 글, 회사를 옮기거나 팀을 맡은 뒤의 기록, 번아웃을 겪고 나온 과정 같은 것들입니다. 일반론만 있는 글은 아무리 잘 쓰였어도 넣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방법은 시리즈 전체와 같습니다. 검색으로 후보를 찾은 뒤 글을 직접 열어 확인했고, 그중에서 설명이 구체적이고 재현 가능한 것을 골랐습니다. 이 목록은 편집자의 선택이며 순위가 아닙니다. 조회수나 인기는 측정하지 않았고 측정할 수단도 없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커리어 글은 쓴 사람의 상황과 시점에 크게 의존합니다. 2020년의 이력서 조언과 2026년의 그것은 같지 않고, 스타트업 CTO의 관점과 주니어의 관점도 같지 않습니다. 각 항목에 시점과 위치를 함께 적어 두었으니 그것을 감안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링크는 2026-08-12에 직접 열어 확인했습니다. 개인 블로그 글은 사라지거나 주소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력서 — 자기 경험을 문장으로 만드는 일
이력서 글의 값어치는 원칙이 아니라 실물에 있습니다. 이 절의 세 편은 모두 자기 이력서를 공개하거나 그 변화 과정을 남겼습니다.
개발자 이력서 작성하기 (feat. 이력서 공개)
- 블로그 · 작성자: Wonny Log · Wonny (워니) · 2020년
- 한 줄 요약: 이력서를 인터뷰 기회를 얻기 위한 문서로 정의하고, 그 정의에서 구조와 원칙을 끌어냅니다.
- 이런 사람에게: 이력서를 자기 소개서처럼 쓰고 있어서 분량만 늘어나는 사람.
목적을 먼저 못 박는 것이 이 글의 힘입니다. 이력서는 합격을 위한 문서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문서라는 정의를 세우면,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지가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저자가 자기 이력서를 함께 공개했기 때문에 원칙과 실물을 대조해 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2020년 글이라 채용 시장의 온도는 지금과 다르지만, 문서로서의 원칙은 시장 상황을 타지 않습니다. 한국어 이력서 자료 중 인용이 가장 많이 되는 축에 속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개발자 이력서 작성 및 변화 과정 (이력서 공개)
- 블로그 · 작성자: 강승현입니다 (CODe_) · 2024년
- 한 줄 요약: 이력서 다섯 판본이 피드백을 거쳐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순서대로 보여 줍니다.
- 이런 사람에게: 이력서를 한 번 쓰고 그대로 두고 있는 사람.
앞 글이 원칙을 준다면 이 글은 개정 과정을 줍니다. 초판부터 다섯 번째 판까지 무엇을 왜 바꿨는지가 남아 있어서, 남의 피드백이 문서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노션으로 이력서를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근거를 밝힌 대목은 앞 글과 세부에서 갈리는데, 두 글을 함께 읽으면 오히려 판단 재료가 늘어납니다. 이력서를 마케팅 문서로 보고 읽는 사람의 이해를 중심에 둔다는 관점이 일관되게 유지됩니다.
이력서의 서사
- 블로그 · 작성자: 기억보단 기록을 · 향로 · 2026년
- 한 줄 요약: 같은 경험을 다르게 서술하는 것이 포장이 아니라 정확한 서술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자기 경력이 대단치 않다고 생각해서 이력서에 쓸 말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
경력을 부풀리는 것과 자기가 한 일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 이 글의 논지입니다. 같은 벽돌을 쌓아도 무엇을 짓는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서술이 다르다는 비유가 그 논지를 잘 받칩니다. 앞의 두 글이 문서의 형식을 다룬다면 이 글은 그 문서에 담을 내용의 관점을 다루기 때문에 함께 읽을 때 보완이 됩니다. 다만 이 관점은 자기 기만과 종이 한 장 차이라, 어디까지가 정확한 서술인지는 결국 각자 판단할 몫으로 남습니다.
성장의 방향이 바뀌는 시기
2026년 시점에서 성장을 이야기하는 글은 대부분 도구 이야기와 얽혀 있습니다. 이 절의 네 편이 그 얽힘을 각각 다르게 풉니다.
더이상 성장하지 않는 개발자들
- 블로그 · 작성자: 문동욱 (Evan Moon) · 2026년
- 한 줄 요약: 도구에 의존할수록 그 도구를 잘 쓰는 능력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을, 학습 연구를 근거로 설명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AI 도구를 쓰면서 편해졌는데 뭔가 얕아지는 느낌이 드는 사람.
느낌으로만 이야기되던 주제에 근거를 대려 한 시도라는 점에서 값어치가 있습니다. 애써 떠올리는 과정이 기억을 만들고 그 기억이 판단의 재료가 된다는 연구를 끌어와서, 어려움을 건너뛰면 무엇이 생기지 않는지를 설명합니다. 결론은 도구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지점의 어려움은 남겨 두라는 쪽이고, 그 선을 어디에 그을지는 열어 둡니다. 인용된 연구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독자의 몫이지만, 논의의 수준을 한 칸 올린 글인 것은 분명합니다.
[AI] AI 시대를 맞이하는 개발자의 역할과 작업 방식의 변화
- 블로그 · 작성자: MangKyu's Diary (망나니개발자) · 2026년
- 한 줄 요약: 편집기에 머무는 시간이 줄고 터미널에서 지시하는 시간이 늘어난 변화를 자기 작업 방식으로 기록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남들은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데 자기는 무엇을 바꿔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
앞 글이 위험을 짚는다면 이 글은 적응을 다룹니다.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굴리는 방식, 병목을 없애려고 도구를 직접 만드는 습관 같은 구체적인 변화가 나열되어 있어서 흉내 낼 거리가 있습니다. 대체될까 걱정하기보다 능력을 끌어내는 연습을 하라는 결론은 흔한 말이지만, 앞의 사례들이 있어서 공허하지 않습니다. 두 글을 나란히 놓고 자기 위치를 가늠해 보는 용도로 씁니다.
AI 시대에는 어떤 글을 써야할까?
- 블로그 · 작성자: 기억보단 기록을 · 향로 · 2026년
- 한 줄 요약: 카드 해지 방법을 찾다가 인터넷의 글 대부분이 재활용된 정보임을 확인한 경험에서,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끌어냅니다.
- 이런 사람에게: 블로그를 쓰고 싶은데 이미 다 나와 있는 것 같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
일상적인 사건에서 출발해 결론까지 가는 구성이 좋습니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던 이유가 기존 글들이 서로를 베끼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발견은 지금 인터넷의 상태를 정확히 보여 줍니다. 그래서 직접 해 보고 확인한 것을 쓰라는 결론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이 시리즈를 쓰면서 링크를 하나하나 열어 확인한 것도 결국 같은 이유였습니다.
단점 대신 약점
- 블로그 · 작성자: 기억보단 기록을 · 향로 · 2026년
- 한 줄 요약: 같은 상태를 단점이라고 부를 때와 약점이라고 부를 때 이후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 이런 사람에게: 자기 평가에서 못하는 것을 발견하면 그대로 주저앉는 편인 사람.
짧은 글이고 논지도 단순하지만, 언어가 행동을 바꾼다는 지점을 잘 잡았습니다. 단점은 고정된 성질처럼 들리고 약점은 지금 부족한 부분처럼 들리며, 그 차이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를 가릅니다. 자기 평가나 성과 면담을 앞두고 읽으면 쓸 만한 관점이 하나 생깁니다. 이런 종류의 글은 길수록 설교가 되기 쉬운데, 짧게 끝내서 오히려 남습니다.
오래 하기 위한 조건
빨리 성장하는 것과 오래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후자를 다룬 글은 드뭅니다.
내가 겪었던 번아웃, 그리고 극복했던 경험
- 블로그 · 작성자: 문동욱 (Evan Moon) · 2019년
- 한 줄 요약: 번아웃의 원인을 외부의 압박이 아니라 스스로 세운 기준에서 찾고, 그 기준을 내려놓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상태가 몇 달째 이어지는 사람.
번아웃 글이 흔해도 원인을 자기 안에서 찾은 글은 많지 않습니다. 실력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기준, 연봉이 어느 선은 넘어야 한다는 기준, 매일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기준이 각각 어떻게 압력이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씁니다. 회복 과정도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기준을 하나씩 놓는 방식이어서 따라 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2019년 글이지만 다루는 문제는 시기를 타지 않고, 오히려 지금 더 자주 이야기되는 주제입니다.
프로그래머의 수명
- 블로그 · 작성자: K리그 프로그래머 · 김재호 · 2026년
- 한 줄 요약: 개발자는 마흔에 은퇴한다는 말이 왜 틀렸는지를, 20년을 지나온 자기 자리에서 확인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가 문득 걱정되는 사람.
2006년에 들었던 말과 지금의 현실을 대조하는 구성이 이 글의 설득력입니다. 당시에 그 말이 나온 이유가 직업 자체가 젊어서 나이 든 실무자의 표본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특히 좋습니다. 지금은 시니어가 흔해졌고 저자 자신이 그 나이대에 들어와 있어서, 예측이 아니라 관찰로 쓰입니다. 커리어의 남은 길이를 걱정할 때 데이터 대신 읽을 수 있는 글입니다.
루비 온 레일즈는 너무 무거워
- 블로그 · 작성자: K리그 프로그래머 · 김재호 · 2026년
- 한 줄 요약: 의존성을 줄이고 구조를 나누는 데 집착하던 시절을 돌아보고, 지금은 실용을 택한다고 밝힙니다.
- 이런 사람에게: 기술적으로 옳은 선택을 계속하는데 결과물이 잘 안 나오는 사람.
기술적 완벽주의가 자기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를 구체적인 시도들과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서브모듈로 코드를 쪼개고 관리자 코드를 분리하던 시도들이 무엇을 남겼는지가 나오기 때문에 반성이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결론은 생산성을 우선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을 게으름과 구분하는 근거가 본문에 있습니다. 앞의 글과 같은 저자여서 이어 읽으면 한 사람의 20년이 보입니다.
팀을 맡는다는 것
개인의 성장 다음에 오는 것은 대개 남의 성장에 대한 책임입니다. 이 절의 네 편은 그 위치에서 쓰였습니다.
초보 개발 팀장의 1년 회고 -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한 노력들
- 블로그 · 작성자: 어쩐지 오늘은 · 변성윤 · 2020년
- 한 줄 요약: 처음 팀장이 된 사람이 1년 동안 무엇을 했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아홉 가지 책임으로 나눠 정리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다음 달부터 팀을 맡게 되었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이 주제에 대해 한국어로 쓰인 글 중 구체성이 가장 높은 축입니다. 업무 배분과 일대일 면담과 채용처럼 실제로 시간을 쓰게 되는 항목들이 나열되어 있고, 각각에서 무엇이 어려웠는지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과 비폭력 대화 같은 개념도 이론으로 소개하는 대신 자기 팀에서 어떻게 적용했는지로 씁니다. 2020년 글이라 원격 근무 이후의 변화는 빠져 있지만, 처음 팀을 맡는 사람의 출발점으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조직의 탁월함은 사람으로 만들지만 지속성은 시스템이 만든다
- 블로그 · 작성자: 문동욱 (Evan Moon) · 2026년
- 한 줄 요약: 조직이 커지는 동안 직접 관리 대신 스스로 굴러가는 구조를 만드는 여섯 단계를 제시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팀이 커지면서 자기가 모든 곳에 관여할 수 없게 된 사람.
앞 글이 처음 팀을 맡은 사람의 시점이라면 이 글은 조직이 커진 뒤의 시점입니다. 채용과 강점 인식과 기회 제공과 인정과 조직 기여와 외부 브랜딩이 하나의 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구성이 명확합니다. 각 단계가 다음 단계를 조금 쉽게 만든다는 구조여서, 어디가 끊어져 있는지를 자기 조직에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규모가 커진 조직의 사례라 소규모 팀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원리만 가져오는 편이 맞습니다.
2025년 CTO 회고
- 블로그 · 작성자: 기억보단 기록을 · 향로 · 2026년
- 한 줄 요약: 시장 침체와 조직 개편과 재무 압박을 지나온 한 해를, 성과와 실패를 나누지 않고 기록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경영 판단이 개발 조직에 어떻게 내려오는지 궁금한 사람.
회고 글에서 급여 삭감과 인원 감축 같은 결정을 언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 글은 그것을 피하지 않습니다. 사업 모델을 바꾸고 새로운 방향을 시도한 과정이 결과와 함께 적혀 있어서, 무엇이 통했고 무엇이 통하지 않았는지가 남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위층의 판단이 어떤 제약 안에서 내려지는지를 볼 창이 됩니다. 개인의 성장 회고와 조직 운영 기록의 중간에 있는 글입니다.
[팀 문화] 팀에 코드 리뷰 문화 만들기
- 블로그 · 작성자: JH.log · 배준형 (velog) · 2024년
- 한 줄 요약: 리뷰가 거의 없던 팀에서 리뷰가 오가는 팀으로 바꾸기 위해 실제로 한 일들을 나열합니다.
- 이런 사람에게: 코드 리뷰를 하자고 정해 놓고 아무도 하지 않는 팀에 있는 사람.
문화를 만들자는 글은 많지만 무엇을 했는지 적은 글은 적습니다. 이 글은 자기가 먼저 상세한 설명을 붙여 올리기 시작한 것, 템플릿을 만든 것, 알림을 연결한 것, 가이드를 문서로 남긴 것을 순서대로 적습니다. 권한이 없는 사람도 시작할 수 있는 방법들이라는 점에서 특히 실용적입니다. 리뷰 문화를 바꾸려면 규칙보다 먼저 본보기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사례로 뒷받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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