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 헤드라인과 약관 조문 사이
- 약관이 실제로 규정하는 것
- 헤드라인이 진짜로 가리키는 문제: 라이선스 대 소유
- 소비자 권리·보존 쪽의 대응
- 마치며 — 실질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 참고 자료
들어가며 — 헤드라인과 약관 조문 사이
2026년 7월, "PlayStation이 3년간 접속하지 않으면 디지털 게임을 전부 삭제할 수 있다(EU 약관)"는 헤드라인이 커뮤니티를 돌았습니다. 반응은 뜨거웠고, 대체로 분노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는 헤드라인과 실제 메커니즘이 어긋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어느 날 라이브러리가 통째로 지워지는 것)과 약관이 문자 그대로 규정하는 것은 서로 다른 사안입니다.
이 글은 그 둘을 조심스럽게 분리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을 짚으려 합니다. 정작 화제가 된 미접속 조항은 이 이야기에서 가장 약한 고리이며, 그것이 진짜로 가리키는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구매는 소유가 아니라 취소 가능한 라이선스"라는, 이미 오래전에 정해져 있던 사실입니다.
약관이 실제로 규정하는 것
출처는 소니의 영국·유럽 PSN 서비스 약관 21조 "계정 닫기(Closing your Account)"입니다. 핵심 조문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36개월 이상 계정을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는 계정을 닫는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we may take steps to close it)." 그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소니는 등록된 이메일로 연락하고, 로그인하거나 계정을 유지해 달라고 알릴 수 있는 6개월의 유예를 줍니다.
- 계정이 닫히면 "PlayStation 온라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고, 그 계정으로 구매한 디지털 제품(Digital Products)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 그리고 계정 닫힘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irreversible)."
여기서 정확히 읽어야 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이것은 "게임을 골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계정 폐쇄의 부수 효과로 라이브러리 접근을 잃는 구조입니다. 둘째, "할 수 있습니다(may)"라는 재량 조항이지 자동 삭제가 아닙니다. 셋째, 지역이 한정됩니다. 이 조항은 영국·유럽 약관에 있고 미국·멕시코 등에는 없습니다. 미국 이용자는 다른 약관을 위반하지 않는 한 대상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 조항은 새것이 아닙니다. 미접속 계정 폐쇄는 2009년 18개월, 2017년 10월 24개월, 2019년 12월 36개월로 늘어 왔고, 2019년 개정에서 "현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만" 적용된다는 단서가 붙었으며, 6개월 이메일 경고는 2023년 1월판에 들어갔습니다. 약관이 최근 갱신된 시점은 2026년 4월입니다. 그리고 여러 보도가 공통으로 지적하듯, 소니가 이 조항으로 실제 라이브러리를 지운 사례는 문서화된 것이 없습니다. 지금 헤드라인이 되살아난 이유는 소니가 2028년 초 디스크 생산 종료를 예고했기 때문이지, 조항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조항이 왜 하필 유럽·영국 약관에만 있는지가 사안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사용'이 무엇인지 조문에 정밀하게 정의돼 있지는 않지만 로그인 한 번이면 분명히 초기화됩니다. 그리고 이 조항의 배경에는 콘텐츠 통제뿐 아니라 데이터 보호가 있습니다. GDPR의 데이터 최소화 원칙 아래에서, 완전히 방치된 계정의 개인정보를 무기한 보관하는 것 자체가 법적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이 조항은 게임을 빼앗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유럽 데이터 보호법이 만든 부산물에 가깝고, 미국 약관에 같은 조항이 없는 이유도 상당 부분 여기서 설명됩니다.
헤드라인이 진짜로 가리키는 문제: 라이선스 대 소유
그렇다면 이 소동은 과장일까요. 메커니즘의 급박함은 과장이 맞지만, 조항이 건드린 진실은 진짜입니다. 소니 자신의 문장을 다시 보면 "그 계정으로 구매한 디지털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구매"라고 부른 것을 같은 문장에서 회수합니다. 이 어긋남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디지털 스토어에서 게임을 "산다"는 것은 소유권을 얻는 게 아니라 계정에 묶인, 약관으로 통제되는, 취소 가능한 접근 라이선스를 얻는 것입니다. 이는 소니만의 특성이 아니라 앱스토어·스팀·킨들을 포함한 사실상 모든 디지털 스토어의 공통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구조에서 실제로 손실이 일어난 사례들은 미접속 삭제가 아닌 쪽에 있습니다.
- 라이선스 취소 — 소니는 배급권을 잃자 이용자가 이미 "구매"한 StudioCanal 영화·TV 수백 편을 라이브러리에서 제거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가설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 서버 종료 — 온라인 의존 게임은 퍼블리셔가 서버를 끄면 소유자도 실행할 수 없게 됩니다. 유비소프트의 The Crew가 대표적 계기였습니다.
즉 세 가지 위험(미접속 삭제·라이선스 취소·서버 종료) 가운데 헤드라인은 유일하게 집행 사례가 없는 것을 붙잡은 셈입니다. 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에서 2년 미접속 계정을 닫을 수 있지만 구매 이력이 있는 계정은 제외한다고 약관에 명시합니다. 소니의 약관에는 그런 예외가 없습니다. 비판의 방향이 어긋났을 뿐, 비판이 가리키는 벽은 실재합니다.
'소유하지 않는다'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빼앗는지도 짚을 만합니다. 물리 매체 시절에는 다 쓴 게임을 되팔거나 빌려주거나 물려줄 수 있었습니다(이른바 최초 판매 원칙). 디지털 라이선스에는 이 권리들이 대체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되팔 수 없고, 계정을 물려주기 어렵고, 접근은 언제나 약관에 종속됩니다.
이 어긋남을 매일 강화하는 것이 스토어의 UI입니다. '구매' 버튼을 누르면 소유한 것처럼 보이는 라이브러리가 남고, 우리는 그것을 물건처럼 느낍니다. 실제로 쥔 것은 언제든 조건이 바뀔 수 있는 라이선스인데도 말입니다. 뒤에서 볼 규제가 겨냥하는 지점이 바로 이 인지적 간극입니다.
소비자 권리·보존 쪽의 대응
규제와 시민운동은 이 구조를 조금씩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 캘리포니아 AB 2426 — 2024년 9월 서명, 2025년 1월 발효. 접근이 취소될 수 있는 디지털 상품에 "산다(buy)·구매(purchase)"처럼 소유를 뜻하는 표현을 쓰려면, 그것이 라이선스임을 명확히 고지해야 합니다(이용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거나, 눈에 띄는 문구와 약관 링크를 제공). 게임·영화·음악·전자책·앱이 대상이며, 영구 오프라인 다운로드는 예외입니다. 소유를 주게 만드는 법이 아니라 "산다"는 말의 정직성을 요구하는 법입니다.
- Stop Killing Games(Stop Destroying Videogames) — 유럽시민발의(ECI)로, 2025년 8월 140만 서명을 넘겨 유럽위원회가 공식 응답할 요건을 채웠습니다. 퍼블리셔가 게임이 의존하는 서버를 끄면 구매자도 플레이할 수 없게 되는 문제를 겨냥합니다. 업계 단체 Video Games Europe는 비용과 법적 책임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다만 두 조치 모두 한계가 뚜렷합니다. AB 2426은 '구매'라는 라벨을 정직하게 바꿀 뿐 여러분에게 소유권을 주지는 않으며, 캘리포니아라는 한 주에 한정됩니다. Stop Killing Games도 아직 검토 단계의 발의일 뿐 확정된 입법은 아닙니다.
두 흐름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라이선스를 소유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투명성과 보존을 요구하는 쪽입니다. 유용하지만 온건한 진전입니다.
마치며 — 실질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정직한 결론은 극적이지 않습니다. 미접속 조항 그 자체는 과민 반응할 일이 아닙니다. 몇 년에 한 번 로그인만 해도 시계가 초기화되고, 비용은 0이며, 게다가 6개월 경고가 먼저 옵니다. 실제 집행 사례도 없습니다. 여러분의 PSN 라이브러리가 갑자기 증발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현실적인 계산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대부분의 이용자에게 이 조항은 배경 소음이고, 정기적으로 게임을 켜는 사람에게는 아예 해당되지 않습니다. 정작 문제가 되는 쪽은 특정 타이틀을 아주 오래 보존하고 싶은 소수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조차 시스템 차원의 해법(진짜 소유권)은 아직 테이블 위에 없고, 손에 잡히는 것은 투명성과 보존이라는 온건한 진전뿐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이 드러낸 구조는 진짜입니다. 우리가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소유"한다고 느낄 때, 정확히 가진 것은 취소 가능한 라이선스 묶음입니다. 오래 지키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그 전제 위에서 계획하는 편이 낫습니다. 디스크가 남아 있는 동안의 물리 매체, 설치 파일을 직접 보관할 수 있는 GOG 같은 DRM-프리 스토어, 아니면 라이선스 모델을 눈 뜨고 받아들이기. 헤드라인은 잘못된 위험을 과장했지만 옳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무엇을 산 것인가. 실제 위험은 미접속이 아니라 라이선스 취소와 서버 종료이고, 규제는 이제 겨우 "고지"와 "보존"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 자료
- Sony PlayStation Network Terms of Service (UK/EU), Section 21 "Closing your Account" — https://www.playstation.com/en-gb/legal/psn-terms-of-service/
- FlatpanelsHD, "PlayStation can delete all your digital games after 3 years of inactivity" — https://www.flatpanelshd.com/news.php?subaction=showfull&id=1783340582
- VideoCardz, "Sony's 36-month inactive PlayStation account cancellation rule is not new" — https://videocardz.com/newz/sonys-36-month-inactive-playstation-account-cancellation-rule-is-not-new
- Sidley Austin LLP, "California's New Digital Goods Law AB 2426: What You Need to Know" — https://www.sidley.com/en/insights/newsupdates/2024/11/californias-new-digital-goods-law-ab-2426-what-you-need-to-know
- European Citizens' Initiative, "Stop Destroying Videogames" — https://citizens-initiative.europa.eu/initiatives/details/2024/000007_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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